대구의 신생 문화콘텐츠기업들이 큰 일을 냈다. 원소스멀티유저(OSMU:One Source Multi Use)를 넘어 멀티소스멀티유저(MSMU:Multi Source Multi Use)를 실현하기 위해 4개의 작은 기업들이 손을 맞잡고 콘텐츠 시장 공략에 나선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의 캐릭터센터 입주기업 다온커뮤니케이션과 모모아이, 엑스피어, 씨엘컴퍼니가 바로 그들. 이들 4개사는 이달 안으로 OSMU를 위한 MOU를 교환하고, 조만간 공동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문화콘텐츠기업들이 OSMU를 위해 각각의 기능을 분담해 조건없는 협력 및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는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OSMU는 사실 대형기업이나 유명한 원작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번 협력은 그래서 더 값지다. 4개의 작은 기업이 힘을 모은다면 대형 원작을 기반으로 한 OSMU에 못지않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희망을 업계에 던져주고 싶은 것이다. OSMU를 위해 소스를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제작, 캐릭터상품 제조, 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이들 기업이 역할분담으로 해결한다. 똑같은 조건에서 자신들이 가진 최선의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하고, 제품화를 통해 도출된 수익도 공평하게 나눠갖기로 했다. 창업 3개월에서 3년까지, 업력은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각각 보유한 콘텐츠 관련 기술력은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이번 협력에서 다온커뮤니케이션(대표 황석현)과 엑스피어(대표 홍영표)는 소스개발, 모모아이(대표 김형태)와 씨엘컴퍼니(대표 김대건)는 머천다이징이라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다온커뮤니케이션은 지역을 대표하는 만화제작사다. 로열티를 지급하고 유명캐릭터를 사용하기도 했던 이 기업은 최근 공공기관에 홍보만화 및 캐릭터를 개발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다음달이면 문화콘텐츠 선도기술 연구개발 및 제작지원사업을 통해 외국인을 위한 한국문화 학습만화 ‘디스 이스 리얼 코리아앤코리안(This is Real Korea&Korean)’이란 작품을 출시한다. 대구도시철도공사와 춘천시의회 홍보만화, 전국신용보증재단의 캐릭터를 제작해 인지도를 높였다. 이번 협력에서는 OSMU에 적합한 만화콘텐츠와 캐릭터원형을 제작할 계획이다. 황석현 대표는 “캐릭터센터에 입주해 있는 동안 관련 기업들의 협력가능성에 눈을 뜨게 됐다”며 “4개 기업이 힘을 합치면 OSMU의 스타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췄다. 국내 최초로 캐릭터 책갈피를 개발했던 모모아이는 이번 협력에서 제품생산과 마케팅을 지원한다. 책갈피의 경우 현재 교보와 영풍 등 국내 대형서점과 할인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드라마 간접광고(PPL)도 준비중이다. “고가의 금형장비와 레이저마킹장비를 갖춰 전략 국내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체에 무해한 제품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김형태 대표는 이와함께 “스토리가 있는 제품을 개발해 이번 협력이 콘텐츠업계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3D애니메이션 전문기업인 엑스피어는 만화캐릭터를 활용해 3D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역할을 한다. 이 업체는 포항 신항 개항시 3D영상과 중소기업 홍보 영상 등 다양한 3D영상을 제작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대학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현재 대구예술대 겸임교수로 활동중인 홍영표 대표는 “협력을 통해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등 관련 분야 고용창출이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프린팅과 아트제품 전문기업인 씨엘컴퍼니의 김대건 대표는 내년에 대학을 졸업하는 4개 기업 중 최연소 CEO이다. 이 업체는 최근 모모아이와 함께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김대건 대표는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감성적인 OSMU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4개사는 내년 상반기 안으로 공동법인 설립과 함께 협력해 개발한 OSMU 제품을 첫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DIP도 이번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유일한 RP시스템을 통한 원형제작 장비의 활용도를 높이고 관련 기업 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기업주도의 포럼을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김유현 DIP CT팀장은 “기업 간 협력을 통해 다양한 OSMU가 실현될 수 있도록 측면지원하고, 문화클러스터 내에 문화콘텐츠 기업들이 모여들 수 있는 환경도 꾸준히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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