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IO들이 가장 선호하는 솔루션 업체로 인텔이 선정됐다. 미국 CIO 인사이트지는 650명의 기업 IT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9 벤더 가치 보고서(Vendor Value Study)’ 결과를 발표했는데, 올해 3회째다. 27개 카테고리에 대해 IT 솔루션 및 서비스 벤더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하며, 40위까지 공개된다. 올해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한 인텔은 2007년과 2008년에는 40위 내에도 오르지 못했다가 올해 첫 40위권 내 입성하면서 동시에 1위를 차지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소재 기업의 IT 임원들을 대상으로 IT 솔루션과 서비스 오퍼링에 대한 만족도를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단순한 벤더 이미지 조사나 벤더 선호도가 아니라 기업이 사용하고 있는 솔루션에 대해 IT 임원이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인증 절차를 거쳐 사용중인 솔루션과 서비스를 평가한 것이다. 12개월 이상 해당 제품을 사용했으며 해당 솔루션에 대한 이해도를 인정받고 조사 응답자로 선정된 IT 임원들은 총 650명으로 2007년 매출 기준 500만∼1억달러 기업 305명, 1억∼10억달러 기업 207명, 10억달러 이상 기업 138명으로 구성됐다. 솔루션 벤더 리스트는 포춘 500대 기업과 글로벌 500 리스트를 기준으로 CIO 인사이트의 자매 회사인 지프데이비스 엔터프라이즈 리서치의 벤더 보고서를 토대로 선정됐다. ◇순위 밖 인텔 갑작스런 1위 차지=이 만족도 조사는 △매출 향상 기대 충족 △비용 절감 기대 충족 △고민했던 비즈니스 문제 해결 △투자회수(ROI) 기대 충족 네 가지로 이뤄졌다. 답변은 △탁월(Excellent) △훌륭함(Good) △적당(Fair) △부족(Poor) 네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1위를 차지한 인텔은 △비용 절감 기대 충족 △고민했던 비즈니스 문제 해결 △투자회수(ROI) 기대 충족의 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인텔이 1위를 놓친 △매출 향상 기대 충족 부문에서는 레드햇이 1위를 차지했다. 레드햇은 이번 조사에서 공동 2위에 올랐다. 레드햇과 함께 구글, 지멘스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구글은 3년 연속 2위 자리를 지켰으며 레드햇은 2007년 1위였다가 지난해 7위로 추락, 다시 2위로 올라 자존심을 회복했다. 지멘스 또한 올해 처음 40위 내 진입하면서 2위로 기록되는 좋은 성과를 거뒀고 이는 5위의 APC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순위 상승의 주인공은 선마이크로시스템스다. 2007년 18위, 2008년 19위였던 선은 올해 시스코, HP와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이 조사가 실시된 시기가 8월 25일부터 9월 15일여서 오라클의 선 인수 승인, 하드웨어 사업 투자 강화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오라클의 인수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선 급부상, 델 대폭 하락=반대로 순위가 하락한 기업들도 많다. 델이 대표적이다. 3년 동안 실시된 벤더 만족도 조사에서 델은 올해 처음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베리사인, EMC, 어도비 등도 큰 폭의 순위 하락을 겪었다. 베리사인의 경우 17위여서 내년도 10위권 재진입 가능성이 있지만 어도비와 EMC는 예년보다 십수 계단 이상 하락했다. 시트릭스도 7위→10위→17위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순위가 하락했다고 해서 고객 만족도가 꼭 낮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어도비, EMC 등이 받은 만족도 점수는 2008년과 동일했으나 전체 평균점이 높아지면서 순위가 하락됐다. 2008년 대비 2009년 만족도 평점은 67%에서 71%로 4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특정 부문에 주력하는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 전문 하드웨어 업체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거대 토털 솔루션 벤더들은 각각 20위, 25위, 35위를 차지하며 더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등 부문별 선호도 조사도 발표됐다. 특이한 것은 네트워킹 부문에서 세계 최대 업체인 시스코는 2위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주니퍼네트웍스, 어바이어, 어바이어를 젖히고 지멘스가 미국 CIO들이 가장 선호하는 네트워킹 벤더로 등극했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HP, 선, 후지쯔, 델, IBM 순이었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구글, 레드햇에 이어 웹엑스가 3위를 차지한 것이 눈에 띈다. 웹엑스는 시스코의 영상회의 솔루션으로, 영상회의 기반 온라인 협업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CIO 인사이트는 이 선호도 조사가 MS 윈도7 출시 전에 이뤄진 것이라며, 윈도7 탑재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이후 내년 이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만족도 높은 솔루션 공통점은 단순성·유연성=CIO들이 높은 만족도 점수를 준 솔루션들의 공통점은 기업의 IT 접근을 단순화해준 것이다. 기업은 비즈니스 문제 해결, 비용 절감, 관리 용이성을 IT 제품 도입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단순성과 유연성이 IT 솔루션의 최고 미덕이 되고 있다. 조사 매체인 CIO 인사이트는 “최근의 경기 상황을 겪으면서 벤더에 대한 기업들의 서비스와 지원 요구 수준은 전례 없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IT 인프라스트럭처의 트랜스포메이션을 요구받고 있는 CIO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예측성과 탄력성을 제공함으로써 CIO들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춰준 벤더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경제 위기는 솔루션 벤더들과의 관계에 대한 기업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 △투자회수 △환경친화성 △매출 성장이라는 공통 목표를 갖고 있으며, IT 임원들은 자사 비즈니스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벤더에게 요구하고 있다. 벤더들은 경기 회복 이후를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 비용 절감을 넘어서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고민해야 한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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