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말과 2008년 초 정유업계는 최대 호황을 누렸다. 국내 4대 정유업체 중 하나인 에쓰오일도 예외는 아니다. 당시 사미르 에이 투바이엡 최고경영자(CEO)는 이럴 때일수록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힘입어 에쓰오일은 회사 전략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객관적인 보상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기업성과관리(EPM) 솔루션을 도입해 경영진과 직원이 모두 접근할 수 있는 핵심성과지표(KPI) 고도화에 나섰다. ◇700회 이상의 인터뷰로 전사 공감대 형성=에쓰오일은 프로젝트 착수에 앞서 기반 마련에 나섰다. 먼저 성과관리제도의 목적, 중점 추진방향 등을 정하고 이를 시스템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전사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백영진 에쓰오일 전략기획실 상무는 “전사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전략기획실 주도로 임직원들과 인터뷰를 700회 이상 진행하고 전 직원 2400명 중 1000명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당시 에쓰오일이 결정한 EPM 시스템 구축 방향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전사적자원관리(ERP),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인사자원관리(HRM) 등의 정보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도 강화하기로 했다. 구성은 단순화했다. 이외에도 △시스템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간의 상호 유기적 연결 △교육 강화를 통한 사용자 마인드 제고 △전사가치맵(EVM) △밸류 체인 등을 통해 전사 직원의 전략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EPM 시스템 구축의 주요 방향이다. 에쓰오일의 EPM 시스템은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착수됐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에쓰오일은 EPM 솔루션을 결정해야 했다. 에쓰오일은 평가를 거쳐 제안 솔루션 중 오라클의 하이페리온 퍼포먼스 스코어카드 제품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김준현 경영개선팀 차장은 “제품 평가 결과 하이페리온 퍼포먼스 스코어카드는 엔진의 안정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산식 구현이 가능해 정유업계 특성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7000개의 KPI 개발로 보상계획 마련=EPM 프로젝트가 본격화되자 에쓰오일은 다양한 관리용 툴, 관리조직을 통한 협업 사용자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교육 및 매뉴얼 체계화 등을 집중적으로 고려했다. 에쓰오일은 먼저 70% 이상의 실적 성과 데이터가 자동으로 기존 정보시스템에서 연동되도록 했다. 또 정유업계 특성을 고려해 공장, 마케팅, 재무, 기획 등 4개 분야로 KPI를 분류해 포괄적으로 통합하고 성공 전략 실행을 위한 모델을 마련해 성과관리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7000개의 측정 가능한 KPI를 만들어 개인의 객관적인 보상책을 만들었다. 이미 구축한 EPM으로 임원 및 직원들의 업무 결과가 회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 줄수 있도록 인터페이스에도 신경을 썼다. 예를 들어 한 직원이 실적이 나쁘면 캐치업 플랜이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시스템에서 보여주는 KPI는 여러 형태의 그래픽이나 파일 등으로 보여줄 수 있게도 했다. 에스오일은 EPM 시스템 구축 이후 세부적인 데이터 조정과 항목에 대한 컨설팅은 PNP컨설팅과 액센츄어코리아를 수행했다. 변화관리에도 주력했다. 백 상무는 “지속적인 변화관리는 EPM 성공의 핵심”이라며 “에쓰오일은 전략기획실 내에 EPM 전담팀을 구성해 변화관리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매년 한번씩 KPI를 점검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의 EPM 전담팀은 여러 부서에서 15년 이상의 업무경험을 갖고 있는 차장급 이상으로 구성돼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전략기획실에서 EPM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백상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차장이다. 에쓰오일의 EPM 시스템은 지난 6월 정식으로 가동됐다. 이후 올해 말까지 안정화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에쓰오일은 지속적인 KPI 고도화를 추진해 보다 효율적인 EPM 시스템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신혜권기자 hkshin@
【미니인터뷰】백영진 에쓰오일 전략기획실 상무 - EPM을 구축하게 된 배경은. ▲ 경영진이 손쉽게 세부적인 지표를 볼 수 있고 직원들도 언제 어디서 회사의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경영진은 보다 정확한 성과관리가 가능해지고 직원들은 업무성과를 기업의 전략 및 목표와 연계시킬 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은 수많은 보고서들이 산출되지만 체계적인 성과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는 경영진과 직원들이 서로 전략과 목표를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EPM전담팀은 어떻게 구성했나. ▲ IT를 포함해 성과관리와 관련된 여러 부서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차장급 직원을 7명 선발했다. 이들은 공장, 마케팅, 재무, 관리 등의 부서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월 처음 전담팀을 구성했다. 현재 전략기획실이 EPM에 대한 변화관리 등 관련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 경영환경과 조직 변화로 인해 전체 KPI 중 10%는 매년 수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 또 EPM을 ‘관리를 위한 관리의 툴’로 전락시키지 않도록 형평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고 제도적인 준비와 조직 내부의 공감대를 계속해서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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