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창고는 화재의 위험성이 가장 적은 건물입니다. 건물 덩치는 커도 소방 안전 시설 규정이 느슨하게 적용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이 건물에도 스프링클러는 복도에만 있어요. 역설적으로 건물을 짓는 동안은 항상 대형 화재에 노출돼 있는 셈입니다. 작업장 안전 수칙이 그래서 중요한데, 이곳에서는 수칙이 대부분 무시됐습니다.`
경민대 소방기술지원센터장 김엽래 교수는 경기 이천시 냉동물류창고 화재를 `기본적인 안전작업지침을 따르지 않아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人災)`라고 규정했다. 본지는 8일 오후 소방방재학회가 추천한 김 교수와 이번 사고 현장을 동행취재하면서 사고 순간을 재구성하고, 이 사건에서 나타난 구조적 문제점들을 짚어봤다.
◆안전수칙 무시해 발화·폭발
소방 당국은 사고 당시 기계실 주변에서 용접 산소통 4개가 발견됐으며, 용접작업을 하는 바로 옆에서 전기선을 까는 작업과, 작은 불똥에도 금세 불이 붙는 보온재 설치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발화 지점 주변에는 인화성물질인 우레탄 통도 15개가 놓여 있었다.
현장 인부 채중한(47)씨는 `공사현장에는 고무발포제, 본드, 우레탄 폼 등이 널려 있었고, 기름 냄새도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 `기름 냄새`에 대해 `우레탄 폼을 발포한 뒤 발생한 유증기(油蒸氣)`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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