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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BIZ+] Tech&Trend-삼성전자 SCM 체제를 통해 본 IT거버넌스의 미래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파일이름 :091012110418_.jpg
문서분량 : 1 page 등록인 : etnews
문서뷰어 : 뷰어없음 등록/수정일 : 09.10.08 / 0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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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BIZ+] Tech&Trend-삼성전자 SCM 체제를 통해 본 IT거버넌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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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규 오하이오대학교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최근 기업광고, 신문기사, 기고문, 워크숍 및 학술행사 등에서 ‘IT거버넌스’라는 용어가 넘쳐나고 있다. IT 공급자의 입장에서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나 이 말은 그리 쉽게 받아들일 만큼 만만한 개념이 아니다. 2005년 정부의 시범사업으로부터 시작한 엔터프라이즈아키택처(EA) 사업이 근래에 들어와 발전과 진화의 다음 지향점으로 IT거버넌스를 택하였다. EA는 전사적으로 효율적인 정보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을 위한 ‘과학적 관리’ 기법으로서, 정보체제의 기본설계를 위한 평면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반면 IT거버넌스는 이런 평면 청사진을 바탕으로 정의되는 정보생태계 속에 정보공급자로서 또는 정보사용자로서 존재하게 될 사람, 자원, 비정형의 관계와 시간의 흐름, 심지어는 시간에 따른 이런 요소들의 상호작용과 그 결과물인 가치관과 문화까지를 동시에 담아낸 다차원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차원이 다른 청사진이라는 뜻이다.
IT거버넌스의 궁극적 목표는 기술적인 가치는 물론이고 조직 자체에 제공할 수 있는 경영적, 사회적 가치까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IT거버넌스가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며,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시간·인력·재정적 면에서 거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IT거버넌스의 도입 및 발전방향과 실행전략이 올바로 세워질 수가 없음은 자명한 이치다.
 그렇다면 이런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일까. 최근 업계와 학계에서 공통적으로 제시되고 인식된 몇 가지 중요한 개념들이 있다. 예컨대 조직 및 인력의 재구성, 프로세스 평가 및 프로젝트 관리 전담조직의 도입, 투자성과관리 개념의 도입, 장기적 인력양성 등이다. 이런 요소들이 IT거버넌스의 미래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공급망관리(SCM) 체제를 살펴보고, 우리나라가 미래 IT거버넌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삼성전자 SCM
 오늘날 전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SCM 체제는 현재 3일 수준의 SCM 능력을 1일 수준으로까지 최적화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고 있다. 3일 수준의 SCM 능력이란, 시장에서 수요변화가 생겼을 때 현재 생산현장에서 실행 중인 생산계획을 변경하지 않고 3일간 그대로 유지해도, 전세계 삼성전자의 생산역량과 재고역량을 활용하여 시장의 수요증가(또는 감소)에 대하여 제품공급 고갈(또는 재고증가) 등의 경영부담이 없이 탄력적으로 그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7일 수준의 능력을 가진 경쟁사가 있다고 해보자. 경쟁사는 시장에서 오는 동일한 수요변화에 대하여 현재 생산계획을 최소한 7일간은 그대로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즉, 시장수요의 변화에 맞추어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줄이거나 증가시킬 수 있는 융통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수요 성수기나 비수기 때마다 많은 관리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
 이런 SCM 인프라는 반도체를 제작하는 직접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의 삼성전자가 있도록 만든 몇 가지 핵심 요소 중에 결코 그 중요성에서 뒤처지지 않는 요인이다. SCM 기술의 핵심요소는 조직업무 프로세스 개선, 협력사의 프로세스 개선 및 공유, 재고최적화, 전사적자원관리, 실시간정보추적, 최적화에 기반한 각종 과학적 관리기법 등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기법들이 최적의 상태로 활용될 수 있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하고 처리하는 최첨단의 정보체제가 뒷받침되어야 함은 당연한 대전제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SCM은 IT거버넌스의 미래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 것일까.
 #SCM과 IT거버넌스는 닮은 꼴
 제품생산과정에서 합리적 생산계획을 세우고 유지하는데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는 다름아닌 시장수요의 불확실성이다.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은 생산계획, 자재구매, 재고관리, 판매, 배송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제조업체 및 관련 협력업체 모두에게 불확실성을 증폭하여 전파하게 되고, 이는 해당 공급망 전체의 비용증가와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
IT거버넌스를 구축함에 있어서도 유사한 문제가 존재한다. 정보체제에 담긴 무한대의 자료와 정보, 구현된 프로세스 등은 최종적으로 정보체제를 활용하는 사용자나 의사결정자를 위한 것이다. 정보체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현실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이다. 즉, 해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요구사항이 정보체제 설계자의 뜻대로 나타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만약 정보체제 설계 시에 반영된 목표치를 뛰어넘는 새로운 서비스를 원한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IT거버넌스란 프로세스와 정보기술의 기능적 조합에 의한 단순 정보서비스의 제공으로부터 경영적 가치까지를 포함하기 때문에, 결국 SCM에서 수요의 불확실성에 의하여 파생되는 것과 동일한 문제가 정보체제에서도 발생하리라는 것을 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재 운용 중인 정보체제는 설계 당시에 정해진 서비스목표에 의하여 설계 및 구축됐다. 즉, 주어진 환경과 서비스목표에 대하여 정보체제가 설정해 놓은 프로세스와 논리에 따라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의 상황이란 늘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며, 비정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체제의 사용자는 이런 상황변화에 탄력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고자 하는 것이 현실이며 또한 인간의 욕구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기 조직에 맞는 독특한 설계사상을 확립하는 것이 미래의 IT거버넌스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방향이라 하겠다. 이런 미래의 설계사상을 생각해보기 위해서 ‘응답성(responsiveness)’과 ‘효율성’이라는 기준을 도입해 IT거버넌스를 위한 ‘전략설계 영역’이라는 개념을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의사결정을 위하여 정보체제를 활용하는 경우 의사결정자는 정보체제에 종속된 사용자로서가 아니라 본인이 고려하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하여 정보체제가(완벽하지는 않아도) 적절한 답을 제공해주기를 기대한다. 이와 같은 능력을 응답성이라 한다.
즉, 정해진 시나리오와 목표수준에 따라서 제공되는 답에 의존하여 의사결정자가 약간의 첨삭을 통하여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보다는, 의사결정자가 생각하는 독창적이고 때로는 임기응변적인 목표에 대하여 정보체제가 능동적으로 답을 제공하길 바란다. 그리고 의사결정자는 정보체제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본인의 생각을 다듬어가는 창의적 지원서비스를 제공받기 원한다.
 이와 같은 정보체제의 응답성은 원하는 목표치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정보서비스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서 오히려 고부가가치, 고품질의 창의적 서비스 제공능력을 말한다. 미래의 IT거버넌스라 한다면 특정한 서비스 목표에 대해서 유사한 서비스만을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적합하게 경제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간편, 신속대응형 서비스에서부터 고부가가치의 복합적이고 창의적인 서비스까지 다양한 범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범위의 서비스제공을 염두에 둔 설계에서 그 범위를 ‘전략설계 영역’이라고 하며, <그림>에서와 같이 A 또는 B로 표시된 영역을 일컫는다. A영역에서는 창의성이, B영역에서는 유연성이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예를 살펴보자. 매일 매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 각종 자료와 정보에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적용하면 표면상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그 정보를 다시 서비스에 활용한다면 부가적으로 조직이나 부서, 개인의 업무수행능력을 도출할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조직설계나 프로세스 개선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최초 정보체제 설계자는 비록 데이터마이닝에 대한 요구가 없을지라도 이러한 부가가치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데이터마이닝에 기반한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한 설계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설계된 정보체제는 응답성 면에서 더 뛰어난 성능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미래 IT거버넌스의 시사점
 그렇다면, 응답성을 고려한 전략설계 영역이라는 개념, 즉 미래의 IT거버넌스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삼성전자의 SCM은 IT거버넌스의 미래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첫째, IT거버넌스의 출발은 당연히 우수한 기술적 기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최신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경영적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따라서 뛰어난 기술과 더불어 앞서 열거한 IT거버넌스 체제의 모든 구성요소 사이의 SCM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이는 흔히 말하는 업무 프로세스의 정립과 개선을 훨씬 뛰어넘는 개념이다. 즉, 각종 과학적 관리기법과 계량적 분석기법들이 정보체제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둘째, 계량화·정량적 분석 등이 반드시 IT거버넌스 내에 구현되어야 한다. 물론 현재도 투자성과기반관리 등과 같이 정량적 분석이 일부 시도되고 있지만 비정형 요소로 구성되는 많은 핵심경영요소에 과감하게 계량적 기법을 도입하고 이를 위한 각종 지표를 정량화해야 하며, 성능평가 등을 위한 수리적 모형 개발 등에 과감한 자금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이런 분야에는 대기업보다는 IT거버넌스의 특정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진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이 특화와 산학협동 등을 통하여 첨예한 경쟁력을 갖추기가 유리한 상황이다. 이런 분야의 기술은 개발의 난이도도 높지만 일단 개발에 성공하였을 경우에 일거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후발주자들의 추격에 높은 진입장벽을 만드는 효과도 있어 정부의 연구개발 정책이나 지원정책 등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셋째, 컨설팅과 프로세스 정립 및 개선 위주의 IT거버넌스에서 진일보하여 이제는 솔루션에 기반한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성능평가 및 표준화 작업, 그리고 계량화 기반기술 개발이다. 이는 일부에서 업종별, 사업장별 특성이 반영될 수 밖에 없으나 역설적으로 바로 이런 요소 때문에 표준화와 여기에 기반한 솔루션 기반의 사업 진행이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넷째, ‘부분의 합이 전체의 합과 같다’는 환원주의적 사고로부터의 적극적 탈피가 필요하다. IT거버넌스를 논하면서 조직별 또는 부문별 프로세스의 최적화와 그 결합을 통한 전사적 조직의 최적화를 논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은 환원주의적 방법은 달콤한 유혹과도 같아서 깊은 사고와 힘든 분석, 사유의 과정 없이도 전체의 체제를 단시간에 다룰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빠져들기 쉽다. 그러나 적어도 IT거버넌스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순적 접근법임이 분명하다. 그동안 흠뻑 젖어 지냈던 시스템통합(SI)적 사고로부터 일순간에 전환할 수는 없겠지만 환원주의적 오류를 탈피하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 시도가 의도적으로라도 행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IT거버넌스를 고려해야 한다.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IT거버넌스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모든 요소들 사이에 기술적, 경영적, 사회문화적 동기화(synchronization)가 이루어져야 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도 환원주의적 사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즉, 계층적, 순차적 발전이 아니라 전반적인 발전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관계’라는 무형의 자산요소에도 성실한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문맥을 읽는 IT거버넌스를
 오늘의 현실을 보면 시장 선점 및 점유율 확대에 대한 욕심으로 해외 유명업체의 방법론이나 솔루션 등을 들여와 우리의 시장에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IT거버넌스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모습이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수는 없다고 믿는다. 이는 마치 문맥에 담긴 심오한 원래 의미를 새기지 않고 그 안에 들어있는 멋진 단어와 문장만을 전달하는 달변가의 입장과도 같기 때문이다.
 이런 달변가가 원작자의 창의를 단 한치도 뛰어넘을 수 없음은 너무도 당연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원작자가 되어 아주 다양한 멋진 문장을 창작해 내는 것이다. 이런 멋진 창작물은 투자와 인내, 그리고 뛰어난 인력이 결합되었을 때 비로소 탄생될 수 있다. IT거버넌스 분야는 기존의 개별 정보기술 개발과는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고, 현재 다양한 계량적 기법들이 보완적으로 개발되어 조직의 경영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성이 풍부하다고 여겨진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가 되기 위하여 그 문맥을 잘 읽고 SCM 기술을 확보했듯이, IT거버넌스의 미래 속에 필요한 것은 조직 거버넌스가 더욱 빛을 발하도록 해줄 계량적 분석에 기반한 과학적 관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치열한 연구개발이 필요한 이유이며, 이 연구개발의 성패가 우리 업계의 미래 세계경쟁력을 정의할 것이다.
■ 박남규 오하이오 대학교 산업시스템공학부 부교수 parkn@ohio.edu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동 대학원 졸업(공학박사). 정보기술과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고부가 가치화 및 국가기술개발 정책으로의 접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동안의 다양한 경험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술혁신관리 및 전략, 엔지니어링과 기업가 정신 등을 주제로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여러 기업의 경영 및 기술전략을 자문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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