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의 길 - 옥루몽, 영웅의 소명탐색
먼저, 옥루몽이란 작품은 구운몽의 아류작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필자 역시도 지난 과제였던 구운몽에 대한 자료조사 중 구운몽의 아류작이란 이름으로 이 ‘옥루몽’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문학사조의 갈래라는 측면에서 구운몽과 옥루몽을 보았을 때의 이야기이지 결코 구운몽과 옥루몽이 담아내고 있는 주제와 그 의의가 같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이 옥루몽이란 작품을 접하고, 또 읽는 와중에 구운몽과 얼핏 비슷한 전개이나 품고 있는 사상과 그 전달이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적인 내용을 압축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자면, 시와 문장에 통달하여 옥황상제의 총애를 받고 있던 문창성군은 백옥루에서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시를 세 수 지어 올리는데, 이 시를 본 옥황상제가 문창성군의 시 안에서 인간세계와의 인연을 느끼어 그를 인간세상으로 잠시 귀양 보낼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와 같은 인연을 지닌 다섯 선녀를 백옥루로 보내어 취하게 하고, 그 사이 부처님과 그 제자 관세음보살의 법력을 빌어 여섯의 선관을 인간의 삶을 살도록 윤회하게 한다. 이리하여, 인간세상의 양처사의 아들로 태어난 문창성군은, 문창성과 무곡성의 정기를 받은 사람이란 뜻으로 창곡이란 이름의 남아로 세상을 살게 된다. 이후, 환생한 선녀들과 인연을 나누며 때로는 문장으로, 때로는 무공으로 세상을 진동시키며 높은 지위에 오르고 이윽고는 집안과 나라를 모두 평화롭게 하는 선비의 이상으로서 삶을 살다가 천상으로 돌아가 다시 선관으로서 직분을 다하게 된다.
이 줄거리 안에서 필자가 본고를 통하여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은 다름 아닌, 선비의 이상으로서 삶을 살아간다는 부분이다. 옥루몽의 주인공인 양창곡은 문창성군의 현신으로서 시와 문장에 능하고, 무곡성의 기운을 받아 병법에도 능하다. 임금에겐 충의를 다함에 유배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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