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덕 승관원장이 말하는 상생협력 “준비된 사람에게, 위기는 곧 기회죠. 세계 최초의 한국승강기대학은 위기에 처한 국내 승강기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정부·지자체·관련기관 간 상생협력의 가장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남덕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은 침체된 국내 승강기 산업을 살리고,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정공법으로 전문 인력 양성을 택했다. 그래서 찾은 길이 바로 세계 최초의 승강기대학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 내수시장 주도권을 뺏긴 상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경쟁력이 바닥난 기업에 활로를 터주기 위해선 인력 양성이 필요했다. 김 원장은 “약화된 기업 경쟁력 확보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전문 기술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정보통신(IT)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관련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엔지니어와 전문가를 정부와 대학에서 적극적으로 양성했기 때문이다. 승강기 산업 100주년이 되는 2010년에 개교하는 승강기대학은 우수한 기술인력 양성은 물론이고 지자체와 산학연 간 공동협력을 거쳐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등한시했던 연구개발(R&D) 부문을 강화함으로써 상생 시너지를 높이게 된다. 김남덕 원장은 “공공기관은 일반 기업과는 달리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만큼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우선적으로 발굴해 추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금은 경상남도 및 거창군과 손잡고 2012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승강기 산업밸리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데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중소 승강기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연구개발센터,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는 승강기 산업밸리는 앞으로 세계적인 ‘차세대 기업형 클러스터’로 꾸며진다. 거창군과 승강기 중소기업, 그리고 승관원이 상생협력으로 진행하고 있는 승강기 산업밸리는 2000여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승강기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터전 역할을 하게 된다. 김 원장은 “한국승강기대학 개교와 승강기 산업밸리 조성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 승강기 업체의 적극적인 상생지원과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성과를 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남도는 올해 ‘승강기 산업밸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2012년까지 밸리조성을 위해 총사업비 1400억원을 투입한다. 또 지난 2월에는 승강기밸리에 입주를 희망하는 70여개 기업체 모임인 ‘승강기밸리 기업협의회’도 공식 출범해 자발적으로 뛰고 있다. 그는 “지금처럼 지자체-기업-승관원 간 상생협력의 중요성이 빛을 발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진출 확대를 통해 글로벌 상생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공공기관 간 업무협력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승관원은 최근 광기술원과 조선기자재연구원 등과 잇따른 업무협약을 체결해 빛과 회생에너지로 움직이는 ‘녹색승강기’ 개발과 땅과 물속까지 이동할 수 있는 차세대 ‘수중승강기’를 개발하는 등 상생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상생협력은 한 기관의 일방적인 희생도 아니라 서로에 도움이 되는 모델입니다. 승관원은 단독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보다는 필요한 분야에서 다양한 상생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자체, 정부, 기관이 힘모아 ‘승강기산업의 실리콘밸리’ 만든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멈추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관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김남덕·이하 승관원)이다. 승관원은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과 안전관리 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992년 설립된 준정부기관이다. 핵심사업으로 승강기와 기계식주차장의 법정검사 외에 안전진단·감리·교육·홍보·출판·종합정보관리·사고조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승관원은 최근 상생협력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세계 최초 한국승강기대학 설립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등 해외 진출, 태양광을 이용한 녹색승강기 개발 등 차세대 기술개발, 승강기안전성평가센터(LSAC) 개소, 거창 승강기 산업밸리 조성 등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승강기 산업은 설치 증가율로는 중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강국이지만 대부분 산업자체가 외국계 기업 소유고, 연간 8000억원대의 유지보수 시장은 대기업과 800여개에 이르는 중소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경쟁력은 이미 바닥난 상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승강기 제조나 유지보수, 검사기관 등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문인력 부재는 승강기 설계부터 생산, 유지보수까지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중소기업은 관련 분야 인력을 채용하기 더욱 힘든 상황. 이 같은 악순환은 사고증가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승관원은 이 같은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특성화 한국승강기대학 설립을 경남도와 거창군에 제안했다.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승관원과 거창군은 상생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특성화 대학설립을 추진했고, 지난 8월에 정부로부터 설립인가를 공식 통보받았다. 운영주체인 승관원은 거창군이라는 상생파트너가 없었다면 세계 최초의 승강기대학 탄생은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편 지난 9월부터 수시모집에 들어간 승강기대학은 평균 197명 모집에 546명이 접수해 평균 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김남덕 원장은 승강기대학을 한국의 ‘MIT공대 수준’까지 키운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대학에서 배출된 전문 인력들은 기업과 관련 공공기관, 해외 진출 등 취업 루트가 다양하다. 특히 2012년 조성되는 승강기 산업밸리는 승관원과 승강기 관련 기업들이 상생협력을 실천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산업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업 참여가 최우선적인 문제다. 승관원은 거창군과 승강기밸리 입주기업협의회(이하 승기협)와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해 기업 참여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기업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승관원은 현재 70개가 넘는 승강기 제조, 유지보수 업체가 거창밸리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거창군도 적극적이다. 군은 비수도권 지역의 기업이 거창산업밸리로 이전하거나 신규 또는 증설할 때 용지 매입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거창 승강기 산업밸리 조성 및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군은 또한 20명 이내로 거창 승강기 산업밸리 조성 및 지원에 필요한 활동을 하는 추진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추진위는 산업밸리 조성사업의 정책방향과 수립은 물론이고 국가 또는 도예산 확보 업무도 맡게 된다. 승관원은 공공기관과 상생협력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25개가 넘는 공공기관 및 관련기업과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통해 기술교류, 안전사고 예방활동, 인력교류 업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승관원은 올해 해외 진출에도 눈을 돌려 몽골 종합전문검사국과 키르기스스탄 정부와 ‘승강기 안전시스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승관원은 앞으로 아파트나 신규 고층건물에 대한 수요가 많은 중앙아시아나 중국·베트남·아프리카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앞선 승강기 제도 및 기술을 지원해 관련 기업들이 진출하는 데 힘을 실어준다는 전략이다. ◆성공사례-다자간 안전인증협의체 발족…신뢰성 강화 승관원은 조만간 철도·선박·승강기·자동차 등을 모두 아우르는 ‘다자간 안전인증협의체(이하 협의체)’를 발족할 예정이다. 협의체에는 승관원과 한국광기술원·조선기자재연구원·철도기술연구원·자동차부품연구원 등의 이종기관이 참여하고, ‘녹색승강기’와 ‘자기부상 승강기’ ‘수송승강기’ 등 차세대 승강기 원천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확보된 미래기술은 기업체 이전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또 협의체는 설비-인력-기술공유 등의 상생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분야별 전문인력과 기관별 운영설비를 교차로 활용할 수 있어 예산절감뿐 아니라 이종분야 결합으로 4세대 융합기술 접목이 한층 수월해진다. 승관원은 앞으로 국내외적으로 생산되는 승강기 설비나 시스템에 대한 안전성 평가업무도 협의체와 공동으로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하나로 통일된 ‘안전 인증마크’ 부여와 상호인증으로 제품의 대외신뢰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하나로 통일된 승강기 안전인증 마크가 현실화되면, 국내 승강기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은 물론이고 승강기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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