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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세금계산서 이대론 안된다] (상)국세청 ‘닫힌 행정’ 대혼란 자초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파일이름 :091006100626_.jpg
문서분량 : 1 page 등록인 : etnews
문서뷰어 : 뷰어없음 등록/수정일 : 09.10.05 / 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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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세금계산서 이대론 안된다] (상)국세청 ‘닫힌 행정’ 대혼란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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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란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세청은 물론 관련 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제도 시행이 임박하면서 그동안 잠복했던 문제점들이 마치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업체와 공인인증 전문업체까지 제도 시행으로 왜곡되는 시장 구조에 볼멘소리를 쏟아낸다. 전문가들은 국세청이 이 같은 불협화음을 하루 빨리 조정하지 못하면 내년 초 제도 도입과 동시에 ‘대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전자세금계산서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을 2회에 걸쳐 긴급 진단해본다.
 “마치 시한폭탄을 보는 것 같다.”
 요즘 전자세금계산서 사업을 준비 중인 업체 관계자들이 종종 내뱉는 말이다. 제도 시행은 코앞에 다가왔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전조는 나타나고 있다. 표준전자세금계산서 인증이 계획보다 두 달가량 미뤄졌고, 이달부터 시범 서비스하기로 한 국세청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 ‘e세로’ 개통 일정도 한 달 연기됐다.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 구축 및 ASP 업체들이 두 달만에 표준 인증을 받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납세자들도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네이버·다음 등 인터넷 포털에는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와 관련한 법인·개인사업자들의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대부분 전자세금계산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막막한 질문들이다. 지금 당장 관련 시스템 구축에 나서도 내년 1월 가동이 빠듯한데, 너무 때늦은 질문들이 수두룩하다.
 이해 당사자들의 불만과 갈등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동통신업계는 하루 100만건에 달하는 세금계산서를 시스템으로 구축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다며 국세청에 제도 재검토를 요구했다. 대기업 계열 애플리케이션 임대(ASP)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업체들에게 여러 ASP 서비스를 강매하는 왜곡된 현상도 벌써 일반화되는 추세다. 공인인증서 업계에선 신규사업자 허용·인증서 가격 등의 문제로 전문업체들이 시장 참여를 거부하는 ‘보이콧’까지 강행할 태세다.
 문제는 이 같은 불협화음이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그동안 특유의 권위주의에 사로 잡혀 민간기업·국민과 소통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합의나 조정하지 못한 쟁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ASP업체 한 임원은 “50여개 업체로 구성된 전자계산서협의회가 올 상반기부터 3차례 이상 간담회를 요청했으나, 국세청은 연초 시스템 표준화 사양(스펙)을 발표하는 기술적 공청회를 한 차례 가졌을 뿐 전혀 대화하려 하지 않았다”며 “국세청 특유의 권위주의 때문에 민간과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세청이 업계 간담회를 통해 향후 사업방향을 속시원하게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시스템 구축업체는 물론 소비자들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세청이 무료로 제공키로 한 ‘e세로’ 서비스의 범위다. 무료서비스 범위가 공개돼야 시스템 구축업체나 ASP업체들도 이에 맞춰 고객에게 서비스 범위를 확정할 수 있지만, 국세청은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다.
 IT서비스업체 한 마케팅 담당자는 “고객들도 무료 서비스를 범위를 몰라 유료 서비스를 받을 지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며 “내달 시범서비스와 함께 공개되면서 제도 시행을 불과 한달 남짓 앞두고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대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40여개 업체가 대거 출사표를 던진 ASP업계도 국세청 서비스 범위가 클 경우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지만, 공개 시기만 기다리며 ‘비즈니스 리스크’만 키우고 있다.
 대국민 홍보부족 역시 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부터 법인사업자들이 전자세금계산서를 도입하지 않으면 2%의 가산세를 부과하지만, 아직 이 내용을 전혀 몰라 준비하지 않는 법인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최근 백용호 국세청장이 부임하면서 국세청이 현장중심 서비스 조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전자세금계산서 분야는 여전히 무풍지대라는 비판이 높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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