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으로 정부가 올해 성장률의 추가 상향조정을 검토하는 등 V자형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올해 -1.5%, 내년 4.0% 성장을 예상했으나 지난 1분기와 2분기 경제지표가 급격히 호전되자 내부적으로는 올해 -0%대 후반까지 성장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식적인 성장률 재조정 발표는 없겠지만 이미 내부적으로는 올해 -0%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부처에서 우리나라 경제정책 기조를 V자형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 2월 윤증현 재정부 장관 취임 직후 경기 하강 속도를 고려해 올해 -2.0% 성장을 목표로 삼았으나 지난 6월 하반기 경제 운용 방향을 발표하면서 -1.5%로 0.5%포인트 올려잡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 전기 대비 0.1%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후 2분기에 무려 2.6% 성장함에 따라 3분기와 4분기에 정부 목표치인 전기 대비 1% 성장만 하더라도 -0%대 후반의 성장률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7%, 4.2%로 높였다. 지난 5월에 제시한 전망치 -2.3%, 3.7%보다 각각 1.6%포인트,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KDI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은 우리 경제가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KDI는 “한국 경제가 수출 감소세가 완화되는 가운데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교역국인 중국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8%에 달하는 V자형 경기회복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리 경제의 V자형 경기회복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물론이고 국내총생산(GDP)나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뚜렷한 V자형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 3월 초순을 기점으로 바닥을 치고 급상승하고 있다. 문제는 민간투자가 회복하느냐다. 그동안 무역흑자와 정부 지출로 경기를 떠받쳐 왔지만 경기 회복 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무역흑자 폭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향후 민간투자가 회복돼 정부 지출과 무역흑자 축소를 상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예상보다 좋았던데 따른 기저효과와 환율 및 유가 변수 등이 도사리고 있어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국제금융시장 불안, 북핵 등 대외 여건이 불안한 점도 돌발 변수로 남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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