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및 클러스터링 솔루션 업체 피스페이스(대표 김경수 www.pspace.co.kr)에는 아직 별도의 전문 영업인력이 없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효용성을 고객사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기술인력이 직접 모든 고객을 상대한다. 회사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단순 인력 투입 형식의 IT용역 사업은 하지 않는다. 자사의 기술력이 응집된 제품만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에서다. 이 같은 기술 개발 중심의 회사 분위기를 반영하듯 김경수 사장의 명함에는 ‘대표이사’라는 직함 대신 ‘CTO(최고기술책임자)’라는 직함만이 쓰여있다. 오는 10월 창립 5주년을 맞는 피스페이스는 스토리지에 관한 모든 기술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자본금 2억원 규모의 소기업인 피스페이스가 서버·스토리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IBM, EMC 같은 글로벌 기업에 맞서기는 버거워 보이지만 회사는 탁월한 기술력을 앞세워 느리지만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피스페이스는 △분산 클러스터링 스토리지시스템 ‘인피니스토어(InfiniStor)’ △대규모 전산 자원 관리 소프트웨어 ‘ezCon’ △분산클러스터 파일시스템 ‘오아시스fs’ △초고속 SAN·NAS 스토리지 ‘피스토어(PSTORE)’ 등을 앞세워 고성능 컴퓨팅 및 대용량 저장시스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회사는 창립 이후 삼성전자 클러스터 스토리지 시스템 사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클러스터 파일시스템 사업,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클러스터 파일시스템 공동개발사업, KT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등에 연이어 이름을 올리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말에는 일본 IT업체 NEC가 진행하는 야마구치대학 캠퍼스 그리드 구축사업에 참여하면서 해외에서도 회사의 이름을 알렸다. 피스페이스는 야마구치대학의 3개 캠퍼스 중 도키와, 요시다 등 2개 캠퍼스 내 슈퍼컴퓨터와 450여대 PC 자원을 하나의 그리드로 연결하는 이 사업에 자사의 그리드 컴퓨팅 솔루션 ‘ezCon’과 ‘ez그리드’ 등을 공급했다. 창립 5주년에 즈음해 피스페이스는 또 하나의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회사는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하나의 업무 영역 안에서 자동으로 할당, 운용하는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SSD의 처리 속도가 빠르지만 기존 디스크에 비해 아직 가격이 비싼 점을 감안해 접속 요청이 잦은 이른바 ‘핫콘텐츠’를 우선적으로 SSD 영역에 자동 할당하는 기능이다. 스토리지 시스템을 운용하다가 기존 핫콘텐츠에 대한 접속 요청 건수가 줄어들면 해당 콘텐츠는 다시 원래의 HDD 영역으로 할당된다. 피스페이스는 뛰어난 제품 성능을 토대로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간 피스페이스는 단순히 개발계획을 담은 문서상의 사업 제안서가 아니라 실제 개발한 제품을 기반으로 정당한 가치의 투자를 받기 위해 외부 투자제의를 거절해왔다. 회사는 유통망 확보에도 힘쓸 방침이다. 인피니스토어와 ezCon 등을 유통하는 국내 대리점을 확보해 나가는 한편 해외 협력사도 물색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베스트시스템스를 현지 파트너로 확보, 계약을 맺었으며 인도·독일·러시아·이탈리아 등지에서도 현지 IT업체와 제품 유통에 관해 협의중이다. 더불어 해외 스토리지업체에 피스페이스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경수 피스페이스 사장은 “이르면 다음달 고객과 협력사를 초청해 스토리지 신제품과 신기술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스토리지가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개발하여 미래 컴퓨팅 기술을 선도하는 차세대 스토리지 개발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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