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쿠스코엘비이 중국 웨이하이 공장 문앞에 들어서자 부지런히 휴대폰용 카메라모듈을 운반하는 현지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무더위로 직원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가득했지만, 이들의 표정은 상기됐다. 이번달 물량이 지난해 동월 대비 20%나 늘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 때문이다. 카메라폰의 핵심부품으로 쿠스코엘비이의 캐시카우인 휴대폰용 카메라모듈은 지금 이순간에도 쉼없이 생산되면서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쿠스코엘비이(대표 이헌복 www.cuzcolbe.co.kr)는 올해를 ‘최고의 해’로 만들고 있는 회사다. 지난 6월 매출 1000억클럽 벤처기업상을 당당히 수상한 데 이어 수출 1억불탑 수상을 이미 예약했다. 지난해 수출 7000만불탑 수상에 이어 1년만에 상훈을 갈아타는 셈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3년 선양테크라는 이름으로 출발, 반도체장비사업으로 2001년 5월 코스닥 문을 밟았다. 2003년부터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사업을 시작, 주력제품으로 삼고 있으며 2004년에는 사명을 선양디엔티로 변경했다.지난해 3월에는 쿠스코엘비이로 사명을 교체하고 다시 한번 회사를 정비했다. 현재 월 600만개의 생산능력을 보유,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분야에서 세계 7위권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8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0.8% 성장했으며, 이번달에는 월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면서 연 매출 1850억원에 도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쿠스코엘비이가 올해 급성장한데는 제품군 전환과 고객사 선전이 결정적이었다. 주력제품을 지난해 130만·200만화소 카메라모듈에서 올해는 200만·300만화소 제품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화소수가 높아지면서 회사 매출은 지난해보다 부쩍 늘었다. 하반기에는 500만화소 제품까지 양산하면서 고화소 제품군을 탄탄히 할 예정이다. 또 고객사인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 약진의 수혜를 한몸에 받으면서 생산량 확대는 물론 공동 제품개발로 삼성폰의 경쟁력 향상에도 일조하고 있다. 쿠스코엘비이는 오랜 업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카메라모듈 생산성·수율에서 앞서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모듈산업 초창기인 2003년 1월부터 제품생산을 시작했으며, 중국 생산시설의 성공적인 구축은 오늘날의 쿠스코엘비이를 있게 했다. 예전에 반도체장비사업을 하던 경험을 살려 생산공정에 이용되는 장비 일부를 자체 제작해 사용하는 것도 경쟁력이다. 카메라모듈에는 CMOS이미지센서, 렌즈,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이미지신호프로세서(ISP) 등 첨단기술이 녹아든 전자부품을 합쳐 만들기에 전공정에서 높은 청정도를 요구한다. 쿠스코엘비이의 중국 웨이하이 공장 내부에는 청정도가 ‘클래스 10’인 클린룸이 있다. 최종곤 쿠스코엘비이 중국법인장(전무)는 “일반적으로 카메라모듈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회사들이 클래스 100 정도의 클린룸을 가지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쾌적한 근무환경과 클린룸의 청정도는 경쟁사보다 수율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원자재도 투입전에 사람이 100% 선별·검사한다. 사람의 눈과 같기에 이물질 하나로 제품의 성패가 갈리는 광학부품인 카메라모듈의 품질유지를 위한 각별한 노력이다. 이 회사 곳곳에서 수시로 바닥과 창문을 청소, 먼지하나 없는 클린작업장 조성에 노력하고 있는 직원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쿠스코엘비이는 2004년 세계 전자부품 제조의 중심인 중국에 진출하면서 현지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왔다. 최종곤 전무는 “중국에 처음왔을 때 본사 대비 수율이 80%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은 본사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부품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1100여명의 중국 직원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다. 중국 웨이하이 경제특구에 위치한 700개 기업중 매출 2위의 기업으로 발돋움, 중국 정부로부터 성공적인 외국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회사 측은 저화소군에서는 중국업체들을 따돌릴 수 있는 특화제품으로 승부하면서, 고화소제품 비중 확대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본사(연구개발)와 중국공장(생산)이 힘을 합쳐 글로벌 전자부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웨이하이(중국)=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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