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정상회의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왕세자는 아부다비를 세계 최고의 에코시티로 만들겠다는 ‘마스다르 시티’ 계획을 발표했다. 마스다르 시티는 ‘제로 탄소, 제로 낭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50억달러의 예산으로 집행된다. 아부다비는 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국내 총생산을 2%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구 5만명을 수용하게 될 마스다르 시티는 대표적인 에코시티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기존 도시 기준으로는 820메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마스다르 시티는 기술 개발로 220㎿만 소비하는 통합 절전형으로 도시로 디자인된다.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향후 25년동안 20억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UAE 정부의 설명이다. ◇2013년 2000억달러 시장 공략=에코시티 시장은 중동·동남아·중국 등 해외 신도시 개발 확대와 건설, IT 융합 수요 급증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블루오션이다. 토지공사에 따르면 세계 에코시티 시장 규모는 2013년 2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20년 세계 인구는 82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돼 100만명이 살 수 있는 도시 3500여개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증가와 함께 삶의 질에 대한 고민 본격화로 에코시티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한 친환경적이고 쾌적한 공간 요구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UAE 두바이 ‘인터넷시티’나 세계적 부동산 개발회사 어센다스가 싱가포르에 구축한 ‘테크노파크’ 등이 u시티 기반 산업 클러스터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 에코시티 관련 수출액은 지난해 1억달러 수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토지공사가 지난해 12월 아제르바이잔 신도시 총괄사업자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러시아·세네갈 등 총 9개국에서 11개의 해외사업을 수주한 것이 고작이다. ◇SK그룹의 성공사례= 올해 들어 에코시티 사업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SK그룹은 요즘 최태원 회장을 주축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도시 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대표 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IT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SK C&C, 도시 설계 및 시공능력을 갖춘 SK건설, 환경과 에너지원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SK에너지·SK가스가 함께 움직인다. SK그룹은 최근 SK텔레콤을 주축으로 최근 중국 베이징시와 정식 계약을 하고 시 중심부에서 서남쪽으로 15㎞ 떨어져 있는 곳에 대지 18만4000㎡(약 5만5660평), 연면적 44만5040㎡(약 13만4624.6평) 규모의 베이징컬처시티(BCC)를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총사업규모는 10억달러다. 네트워크 환경을 완벽하게 갖춘 공간에 게임·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제작사와 배급사·방송사 등 플랫폼업체를 대거 유치해 콘텐츠 관련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궁극적으로 콘텐츠와 디자인산업 메카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에코시티 수출 아직 갈 길 멀다=SK그룹 외에도 많은 국내 기업이 중동·동남아시아·미주지역 등에서 에코시티 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에코시티의 표준 도시 모델과 구체적인 수익 모델이 아직 없고 관련 전문인력 또한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전체를 아우르는 패키징 기술에 비해 단위 요소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능형교통망시스템(ITS)은 핵심센서 등 원천기술 분야는 다소 낮은 수준이고, 다양한 기술검증·효과측정을 위한 국내 인프라가 미약하다. 공간정보산업은 소프트웨어 해외 의존도가 약 80%로 매우 높은 실정이다. 다양한 이용자 맞춤형 공간정보 서비스 개발이 미진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세부적 기술개발이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수출모델 육성 나서야=최근 정부는 국제협력프로그램, 공간정보박람회 및 해외 로드쇼 개최 등을 통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이 일환으로 내년 10월에는 부산에서 ‘ITS 세계대회’를 개최한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최근 여의도와 마포, 가리봉 지구 인근에 있는 건설사·통신사·정보보호·소프트웨어 기업들이 ‘u에코시티 경영자협의회(가칭)’ 출범을 준비 중이다. u시티로 변신하고 있는 가리봉 균형발전촉진지구 모델을 수출하기 위해서다. 이 모임은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 주축을 이룰 예정으로 u에코시티에 국산 중소기업 기술 활용을 추진하는 데 힘을 모을 예정이다. 이 모임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어 진정한 상생과 협력도 기대된다. 특히 정부에 u에코 시티 관련 정책 건의에도 한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u에코시티 모델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뒷받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SK그룹이 지난해 중국 선전 도시 건설 협력에 참여하게 된 것도 이에 앞서 양국 정상 간의 통신분야 협력 합의가 뒷받침된 결과였다. 한국의 첨단 IT를 활용한 ‘u에코시티’라는 새로운 수출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총력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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