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하늘이 준 기회다.” 올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9’에 참석한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이처럼 표현했다. 이미 연초에 현장 중시형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준비 작업을 마친 남 부회장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실제 2분기를 마감한 현 시점에서 LG전자 사업의 ‘쌍두마차’인 TV와 휴대폰은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TV 사업은 소니를 누르고 세계 2위에 올랐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전 세계 TV 시장에서 29억4000만달러 매출을 올려 13.3% 점유율로 소니를 추월하며 2위에 등극했다. 소니는 28억9000만달러로 13.1% 점유율에 머물렀다. TV 시장 주류인 LCD TV가 무섭게 성장한 것이 일등공신이었다. LG전자는 1분기에 319만대 LCD TV를 팔아 치워 작년 같은 기간(220만대)보다 44%나 판매량을 늘려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전체 평판TV 출하량도 354만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252만대)보다 40% 늘어났다. LG TV 가파른 성장세는 세계 각 지역에서 골고루 선전 데 따른 것이다. 유럽 지역에서 소니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선 것은 물론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도 27% 점유율로 소니를 10%포인트 가까이 제쳤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쟁사가 시장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해 보수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가운데 가격과 기능면에서 적합한 라인업을 구성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도 큰 성과로 돌아왔다. 하반기 전망도 쾌청하다. LED TV 라인업을 완성하고 프리미엄은 물론 보급형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바이폴라(양극화) 전략’으로 연말께 확실한 2위 등극은 물론 세계 TV 시장 1위를 위해 돌진할 태세다. 휴대폰 사업 성장세는 더욱 눈부시다. 특히 올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0% 돌파가 확실시된다. 특히 전반적인 휴대폰 시장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 성장률을 이뤄내 글로벌 ‘빅3’ 체제를 확실하게 구축한 것은 물론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경쟁사를 판매대수에서 두 배 이상 제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 2분기에 전분기(2260만대)보다 28% 이상 성장한 2900만대를 판매, 11% 점유율을 달성할 전망이다. 판매대수 성장세는 세계 시장 1위 노키아를 20%포인트 가량 앞서는 것이다. 휴대폰은 단기적사업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 전략에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 조직 개편에서 기존 사업본부 체제를 유일하게 유지한 MC사업본부 전략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미국· 중국 등 세계 최대 시장에서 다양한 라인업으로 세분화된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또 사업자 시장은 물론 유통 시장에서도 선전하면서 월 1000만대 ‘규모의 경제’도 완성했다는 평가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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