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또 오른다. 심상찮다. 그러면서 새삼 주목받는 것이 바로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다. 이들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대표 아이콘이자 쌍두마차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와 햇빛·물·생물 유기체 등을 포함,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11개 분야로 나뉜다. 먼저 ‘신에너지’는 연료전지·석탄액화가스·수소에너지 3개 분야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태양열·바이오·풍력·수력·해양·폐기물·지열의 8개다. 지난해 국내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총매출액과 수출액 부문에서 2007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 2007년 1조원에서 2008년에는 2조2000억원, 수출은 5억8000만달러에서 12억8000만달러로 커졌다. 정부의 육성 의지도 크다. 특히 집중적인 기술개발 투자로 2020년 이전에 대부분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발전단가를 화석연료 수준으로 낮춘다는 게 지식경제부의 목표다. 분야별로 경제성을 확보하게 되는 시기는 1, 2세대 태양전지가 2015년, 3세대 태양전지는 2020년이며, 5㎿급 풍력 발전기는 2016년, 10㎾급 접시형 태양열 발전시스템은 2012년이다. 지경부는 보급 및 기술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정부 몫 39조2000억원을 포함해 모두 111조5000억원(보급투자비 100조원, 기술개발비 11조5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 보급방안으로는 신재생에너지를 쓰는 ‘그린홈 100만호 사업’과 오는 2012년 실시 예정인 발전 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 공공건물 및 신도시 등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사용 등이 실시된다. 기술개발 측면에서는 폐기물 에너지 활용보다는 차세대 태양광과 해상풍력, 해상에너지 등 자연 재생 에너지 관련 분야에 주력하기로 했다. 여러 번 재생해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 역시 녹색산업의 ‘신형 엔진’이다. 화석에너지가 환경에 위협적인 요소를 지닌 것과 달리, 2차전지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탄소배출문제에서 자유롭다. 전형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따라서 각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할수록 2차전지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차전지는 물질 종류에 따라 리튬계와 알칼리계, 산성계로 나뉜다. 알칼리계에는 니켈 카드뮴·니켈 아연 전지 등이 있다. 전동공구·전기면도기 등에 주로 쓰인다. 산성계에는 납축전지가 포함된다. 주로 산업용이 많다. 최근 기업들이 개발에 매달리는 전지는 바로 리튬이 포함된 ‘리튬이온폴리머 전지’다. 휴대폰·노트북PC·PDA 등 수요가 급증하는 각종 IT기기에 장착되기 때문이다. 이 리튬이온 2차전지의 특징은 동일 부피당 제일 가벼운 금속인데다, 전압이 높아 리튬을 이용해 높은 전지전압과 큰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전성도 높다. 국내 2차전지 사업은 LG화학과 삼성SDI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외에 후발주자인 SK에너지도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국내 2차전지 생산규모는 2007년 기준 31억달러 정도. 대부분 휴대폰이나 노트북PC용이다. 리튬2차전지의 2007년 생산액은 18억달러에 달했다. 리튬전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1%에 이를 정도로 높다. 현재 국내 2차전지 생산업체는 150여 곳. 이 가운데 리튬전지 업체는 50여개다. 리튬전지는 대규모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되는 지식기반형 장치산업으로 대기업 주도형 산업으로 적합한만큼 생산업체가 비교적 적다. LG화학은 현대자동차와 하이브리드자동차용 리튬폴리머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미국 GM이 생산하는 세계 최초 전기자동차인 ‘시보레볼트’의 중대형 전지 공급업자로 선정됐다. 삼성SDI도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와 합작사를 설립, 2015년 매출 16억달러, 시장점유율 30%라는 목표치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천안에 1068억원을 투입, 2차전지 생산라인 2곳을 증설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2차전지 라인도 신설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용 전지도 요즘 뜨고 있다. HEV는 현 2차전지의 대부분 수요를 차지하는 노트북PC·휴대폰 등 모바일 IT기기용 수요 규모를 단숨에 넘어설 그야말로 전지산업의 신성장동력이다. 세계적인 자동차업체와 국내외 전지업계의 개발 상황을 종합할 때 HEV용 전지시장은 오는 2011년께 본격적인 고성장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조정을 받고 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구나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저감 계획은 HEV의 일반 수요 및 보급을 확산시킬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HEV용 전지가 전체 전지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오는 2013년에 30%까지 늘고, 오는 2015년에는 45%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전 세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도요타의 프리우스처럼, 조만간 200만대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HEV용 전지수요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것이 분명하다. 벌써 20년 역사의 일본 전지경쟁력을 6, 7년 만에 완전히 따라잡은 우리로선 HEV용 전지시장에서도 그 기세를 몰아가야만 전 세계 전지산업의 선도국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업계 전망치 평균을 내더라도 2015년 70억∼80억달러에 이를 HEV용 전지시장을 두고 사활을 건 전쟁이 시작됐다. 전자신문사와 엑스포럼은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들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의 기술 현황과 미래상을 제시할 ‘2009 신재생에너지/전지산업전’을 마련했다. 전시회에는 100여 전문 기업 및 기관이 참가해 신재생에너지·전지·그린수송시스템·녹색금융 등 대한민국 녹색 성장을 실현할 신제품과 서비스가 선보인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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