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경제학’을 읽고
천재 경제학자의 유쾌한 위트
흔히 경제학 하면 난해한 이론과 복잡한 수식을 떠올린다.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한 젊은 경제학자가 누구도 연구하지 않은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연구논문을 발표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시험성적을 속이는 선생님 적발하기,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 스모 경기에서의 부패, 마약 판매상의 재정분석, 낙태의 합법화가 미치는 영향 등등. 논문의 주인공은 스티븐 레빗이라는 교수.
그는 기존 경제학자들이 쓸데없는 짓이라 여기던 일에 시간을 쏟아붓는 괴짜인가 하면, 2003년에는 미국의 예비 노벨상이라고 부르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하고, 같은 해 포춘지 선정 40세 미만의 혁신가 10인에 선정되기도 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레빗은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 기존의 경제학과는 다른 괴짜경제학이라 부르고 있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 숨겨진 진실을 방대한 데이터를 기초로, 치밀한 통찰력과 과학적 논증을 통해,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유쾌하게 파헤친다. 더욱이 그의 기발한 질문과 명쾌한 해답은 우리가 당연시 여기던 사회 통념과 상식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다.
괴짜 경제학의 학문적 전제
이런 성향의 그의 책, 괴짜경제학은 서두에 몇 가지 전제를 깔고 있다.
첫째, 인센티브는 현대의 삶을 지탱하는 초석이다. 인센티브를 이해하는 것, 혹은 그것을 탐색하는 것은 왜 스모 선수와 학교 선생님은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조작과 시험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다.
둘째,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사회 통념 가운데는 잘못된 것들이 다수 존재한다. 하루에 물 여덟 잔을 마시는 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거나 선거에서 돈은 후보자의 승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결론은 이를 반영한다.
셋째, 전혀 예상치 못한 극적인 결과는 흔히 거리가 멀고 미묘한 사건을 원인으로 한다. 1990년대에 미국의 범죄율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완벽한 치안 유지보다는 낙태의 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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