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상승과 함께 풍부한 유동 자금이 증시로 쏠리며 코스닥 IT상장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주가 폭락과 함께 유상증자에 번번이 실패하며 돈가뭄에 시달렸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IT상장사들이 자금조달을 통해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 나설 좋은 기회로 평가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코프로·에스지어드밴텍·에피밸리 등 다수의 코스닥 IT상장사들이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이외 일부 기업은 유상증자를 추진중이다. 2차전지·환경분야 소재업체인 에코프로는 지난달 25·26일 이틀간 주주배정을 통한 유상증자 청약에서 97%에 달하는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 업체는 나머지 3%에 대해서도 3자 배정으로 소화하며 총 21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에코프로 IR팀 신인식 과장은 “최초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시가가 형성되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인 것 같다”며 “모집된 자금은 2차 전지사업 확장을 하는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LCD 기업인 에피밸리도 1800만주에 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97%인 1745만주가 몰렸다. 회사는 3일과 4일 이틀간 일반청약으로 나머지 물량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김재원 에피밸리 차장은 “유상증자에도 비교적 주가가 안정적”이라며 “확보한 자금은 운영자금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용컴퓨터 및 보안업체인 에스지어드밴텍(옛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는 지난달 11·12일 이틀간 보안사업 신기술개발 활용 목적으로 11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증자 과정에는 545억원의 일반청약자금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만 4.8대 1을 나타낸 것. 은유진 에스지어드밴텍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 성공은 국가정보화 사업 등 보안 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감의 반증”이라고 표현했다. IT상장사들의 잇따라 자금조달에 성공한 이유는 올들어 코스닥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자금이 몰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초 218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365억7000만원(경쟁률 1.68대1)의 자금을 모집한 전기전자부품업체 에코프로는 지난해 11월 처음 유상증자에 나섰었다. 안계창 에코프로 이사는 “장이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는 느낌”이라며 “그 정도의 청약 경쟁률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자 새로운 사업 투자를 준비하는 IT업체를 중심으로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별로 2∼3개 정도의 IT기업이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장사 입장에서는 자금 숨통이 트이는 계기가 되는 만큼 이 계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기업 입장에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성장동력에 대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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