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의 해외사업이 ‘불꽃 경쟁’으로 점화됐다. 같은 시기 취임했던 두 기업 수장이 공언했던 ‘해외에서 맞붙자’는 메시지가 해외 시장 개척 경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KT와 SK텔레콤은 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를 망라해 그룹의 역량을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르완다 국가 백본망 구축, 콩고 정부통신망 구축 등의 사업을 성공리에 수행했던 아프리카 지역에 처음으로 전략적 거점을 마련키로 했다. 국내 통신업체가 아프리카 대륙에 전략적 거점 마련에 나서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동안 아프리카 지역에서 단기 프로젝트에 머물렀던 사업 영역을 통신서비스 제공까지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묻어난다. SK텔레콤 역시 올들어 중국에서 패션 관련 인터넷쇼핑몰 ‘치앤쉰닷컴’을 오픈한데 이어 SK텔레시스와 함께 중동 요르단에서 와이브로 서비스 개통식을 앞두고 있는 등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데 분주하다. 중국에서의 텔레매틱스 등 컨버전스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두 업체의 행보는 올초 같은 시기에 신임 CEO가 취임하면서 공감대를 이뤘던 ‘해외에서의 경쟁’ 선언에 대한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소모적인 경쟁은 가뜩이나 침체된 국내 정보통신기술산업을 공멸로 이끌 것”이라며 “KT에 콘텐츠·애플리케이션 등을 붙인 KT편대와 SK텔레콤편대가 국내가 아닌 5대양 6대주에서 경쟁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KT와 SKT는 현재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앙아시아와 중동에서 각기 사업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한 국가에서 수주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적극적인 행보엔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내에서의 소모적인 경쟁을 백안시하는 분위기가 한몫하고 있다. 이와 함께 KT는 합병의 당위성 하나로 제시했던 해외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실현해야 하고 SK텔레콤은 와이브로에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등 부담이 어우러져 경쟁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하반기에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SK그룹의 해외 현지 역량을 십분 활용해 선단형 해외 진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KT 역시 유무선을 망라해 본격적인 해외 진출 성과를 내보이겠다는 방침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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