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상호의존
한반도 분단 반세기가 지났지만 올 하반기만큼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기운이 높았던 적이 있었는가 역사적인 평양 정상회담을 신호탄으로 한 최근 일련의 정세변화는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를 통한 본격적인 남북간 평화공존 및 통일환경 조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판단은 △외세의 의해 야기된 분단의 벽을 남북이 주체가 되어 허물기 시작하여 현재 이같은 시도가 지속되고 있고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관계 개선을 동반하고 있으며 △국제적 환경이 긍정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다만, 세계적 차원의 협력적 기운과 남북화해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에 있는 동북아지역의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남북한 화해협력의 발전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걸 시사해주고 있다. 여기서는 한반도 정세의 두 중심축인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최근의 주요 사태를 통해 살펴보고, 두 관계 사이의 상호작용과 향후 전망을 간략히 해보고자 한다.
. 남북관계 개선 평양정상회담 이후
지난 6월 12-1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그 자체로 세계적인 화제였을 뿐만 아니라 남북화해의 서막을 열어 놓았다. 이때 발표된 남북공동선언은 남북통일의 기본성격(자주성), 통일방안의 도출 방식(남북합의), 포괄적인 상호협력 증진을 밝히고 있다. 남북관계가 국가대 국가의 관계가 아니지만, 두 정상이 공동선언에 서명한 것은 일종의 국제적 효력을 가지면서 상호 구속력을 띤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판단은 북한과 남한이 정상회담에 합의한 배경에서 일정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냉전체제의 붕괴와 남북한 각 정권의 변화가 맞물린 이 시점이 상호 대립과 불신을 종식시킬 절호의 기회라는 인식을 말한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북한은 체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며, 남한으로서는 북한의 위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에는 그동안 억제되었던 대화와 교류협력의 봇물이 터져나왔다. 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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