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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 가마우지` 20년恨 풀자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파일이름 :090420110915_.jpg
문서분량 : 1 page 등록인 : etnews
문서뷰어 : 뷰어없음 등록/수정일 : 09.04.19 / 0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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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 가마우지` 20년恨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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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산업재인 부품소재 산업은 경제균형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완제품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결정, 경제 전체의 수출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터치폰 등 새로운 완제품의 출시를 유발해 시장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또 생산 및 고용이 전체 제조업의 40% 이상을 차지, 대한민국 산업의 풀뿌리다. 고용 성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란 과제는 부품소재 기술력 수준에 달려 있다. 부품소재 발전이 없다면 자립 경제발전도 불가능하다. 이에 전자신문은 부품소재 산업의 중요성과 세계 일류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대안을 이번 시리즈에서 모색해본다. 디스플레이·휴대폰·반도체·자동차 등 현재 주력 산업은 물론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인 녹색산업에서 열악한 부품소재 경쟁력 현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미래 부품소재 기술들을 짚어본다. 특히 개발로 승부할 분야와 내재화(외산기술의 토착화)로 이어갈 분야에 정확한 선을 그어 향후 발전방향에 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경제는 목줄에 묶인 양쯔강의 가마우지 같다. 목줄(부품산업)이 묶여 생선(완제품)을 삼켜도 곧바로 주인(일본)에게 바치는 구조다.”
 일본의 저명한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 박사가 1989년 ‘한국의 붕괴’란 책에서 지적한 말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3저(저금리·저유가·저달러)에 힘입어 달러를 엄청나게 벌어들였다. 하지만 수출 완제품의 핵심 부품 대부분을 일본산에 의존한 한국은 고생만 실컷 할 뿐 열매는 일본이 챙기는 한국경제 현실을 꼬집었다. 10년 뒤인 1999년. 또 다른 일본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는 한국경제를 다음과 같이 매섭게 진단했다. “무역수지를 떠받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부품 산업이다. 그런데 한국은 부품 산업을 육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까지 환율 하나에 국가 전체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는 외부 의존형 국가경제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부품소재 없이 미래 없다=‘부품 산업이 일천한 한국 산업은 생존할 수 없다’는 일본 경제학자들의 이러한 뼈아픈 지적은 ‘20년’이란 세월이 흐른 2009년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1999년 8월 부품소재 산업 육성 전략 수립에 나선 이후 부품 산업을 지원한 덕분에 부품 대일 수입의존도는 낮아지고 있다. 지식경제부 부품소재 수출입 현황(2009년 3월) 자료에 따르면 부품 수입 증가율은 1999년 45.3%에서 2008년 2.3%으로 크게 낮아졌다.
 대일 수입의존도가 완화 추세지만 대일 무역적자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일부 기업은 과장해서 ‘천형(天刑)’에 비유할 정도다. 대일 부품소재 수입 의존도를 따져 보면 1999년 27.4%에서 2008년 23.3%로 소폭 줄었을 뿐이다. 휴대폰·디스플레이·반도체 등의 우리나라 주력 완제품의 수출이 활기를 띠면 띨수록 역으로 일본 부품소재 수입을 유발하는 등의 문제가 늘상 존재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대일 무역에서 20년 넘게 선순환 고리를 갖지 못하는 것은 바로 핵심 소재 산업의 낙후성 탓이다. 정부가 2000년 부품소재산업발전특별법 제정안을 마련, 수년에 걸친 민관의 노력으로 부품 산업은 어느 정도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 그러나 핵심 소재 산업 기술력은 일본을 뒤따르기조차 버겁다.
 ◇개발과 내재화 병행해야=부품소재 개발은 현재 한국 경제의 지상과제다. 일본의 지적처럼 ‘흔들리는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은 부품소재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개발에만 몰두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초 단위로 변하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미 상용화 가치가 없는 부품소재를 개발한다고 해도 상품성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우위 분야에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초일류 전략을 구사하고 다른 한편으로 개발보다 수입에 의한 생산이 필요할 때에는 내재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무조건적인 개발이 미덕은 아니다. 경제성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삼성전기가 세계 최초로 0603규격(0.6×0.3×0.3㎜)의 1마이크로패럿(㎌)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한 것은 ‘개발 중점’의 좋은 예다. 극소형 초대용량 MLCC 부문에서 해외 경쟁사보다 1년 이상 기술 우위를 확보하면서 누구도 넘볼 수 없을 만큼 앞서가고 있다. 한때는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MLCC 부문에서 경쟁상대조차 되지 않는다고 무시했던 삼성전기가 오히려 무라타를 1년 정도 앞선것이다. 끈질긴 노력으로 결국 무라타도 무릎을 꿇게 만든 한국의 개발 저력을 보여준 분야다.
 반면에 한발 앞선 내재화 전략으로 우리나라 산업 기반을 확고히 다진 사례도 있다. 세계 굴지의 ‘유리’ 기업인 미국 코닝과 삼성전자가 합작 설립한 삼성코닝정밀유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지난 1995년 설립 후 14년 만에 미국 코닝 본사를 제치고 전 세계 LCD 유리기판 시장 선두의 반열에 올랐다. 연매출 4조원대에 이익률에서는 디스플레이 업계를 통틀어 최고 알짜배기 기업으로 성장했다.
 ◇부품소재 개발 지금이 기회다=고환율은 기업의 위기가 되기도 하지만 기회도 된다. 일본 부품소재기업의 현실은 암울하다. 엔화강세 영향으로 가격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일부 부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가 일산(日産)을 기술에서도 앞선다. 탄탄한 내수 시장으로 ‘인하우스’그룹을 형성하던 일본의 부품조달 관행도 바뀌어 더 이상 ‘부품왕국’의 명예를 지킬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LCD부품업체 KJ프리텍의 홍준기 사장은 “일본 부품업체들이 예전과 같은 왕성한 힘을 잃어가고 있다”며 “유명 세트업체들이 가격과 기술경쟁력을 고려한 후 한국 내 부품업체들에 공급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술력을 비교하자면 당연히 한국이 열세다. 기술 우위라는 것은 일부 한정된 품목에 국한돼 있다. 그러나 지금이 바로 기회인 것은 부품소재에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이 도와주는 형국이다. 지금 부품소재 개발의 터를 닦아 놓지 않으면 앞으로 일본을 넘어선 부품소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김성진 지식경제부 부품소재총괄 과장은 “부품소재 기술 수준이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일 무역 역조 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주요 수입 품목을 분석해 기술 개발이 필요한 전략 과제를 발굴한 후 대기업과 소재 기업 간 상생 협력형 기술 개발사업을 중점 추진한다”고 말했다.
 생산기술연구원 관계자는 “부품소재 산업이 뒷받침되지 않는 수출은 아무리 많이 해도 국내 경제 성장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 실속 없는 수출에 불과하다”며 “20년 이상 2%대에 머물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을 3%대로 끌어올려 세계 10위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는 소재 산업 경쟁력에서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엔고·기술·완제품 기반 3중 엔진을 가동하라=세계 점유율 5%대에 머물러 있는 우리 부품소재산업을 3년 내 7%대 점유율, 5위권 내에 진입시키려면 엔화 급등은 물론 기술 향상, 세계적 완제품 기반 등 ‘3중 엔진’을 풀가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열린 ‘한일 부품소재 조달·공급전시회’에선 한국의 세원텔레텍이 일본 유센(USEN)에 이동통신기지국 부품 5000만달러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해 총 2억26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올렸다. 휴맥스, 금영, 아이닉스 등 3개 업체가 일본 파트너와 체결한 부품 공급 및 조달에 대한 상호협력 규모 6000만달러까지 포함하면 총 3억달러에 육박하는 단기 최대 성과다.
 한국산 부품소재 구매력 뿐 아니라, 산업적 투자 매력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58개 일본 유력 부품소재 기업이 한꺼번에 찾아들면서 구미, 포항, 부산, 진해, 익산에 조성 중인 일본 부품소재전용공단에 대한 투자열기도 한층 달궈졌다. 이달 4개 전용공단에 투입된 외국 자본은 일본 23건, 5억5000만달러를 포함해 총 41건, 9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등 신성장분야 부품소재산업의 일본 극복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LED,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산업은 관련 부품소재 연계성이 큰 만큼, 부품소재산업의 새 수출시장을 뚫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부품소재산업 원천 경쟁력이라 할수 있는 LED 수출은 지난해 10억4000만달러 규모 였지만, 칩·패키징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올해 수출규모는 13억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자동차, 선박 등 5대 분야의 앞선 힘을 우리 부품소재산업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원천으로 쓰면 대 일본 부품소재 무역 역조 극복은 더이상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신성장산업부 emergi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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