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형 부정문과 장형 부정문은 同義인가, 異義인가
요약
많은 사람들이 단형 부정문과 장형 부정문은 동의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물론 이 둘은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본다면 단형 부정문과 장형 부정문은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이에 대해 세 가지로 나누어 논의하려고 한다. 하나는 부정의 영역이 다르다는 것이고, 둘은 장형과 단형에 따라 서술어의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셋은, 관용적 용법에서 이 둘이 차이를 보이는 경우이다.
장형 부정문과 단형 부정문은 언중들이 대체로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 예컨대, ‘민수는 학교에 안 갔다 가지 않았다’와 같이 장·단형이 모두 허용되는 대부분의 문맥에서는 그 의미 차이가 거의 없다.
단형과 장형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느냐 없느냐, 또 두 가지 부정문의 기저 구조가 같으냐 다르냐 하는 문제가 한동안 팽팽한 논쟁거리가 된 적도 있으나, 단형과 장형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보는 입장이 일반적이다. 우선 표면구조로 볼 때 장형 부정문은 보문소 ‘-지’가 이끄는 보문을 가지는 구성이고 단형 부정문은 부정사 ‘아니(안)’를 가지는 단문으로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든가, 또 부정 명령문과 부정 청유문을 구성하는 ‘-지 말아라 말자’ 구성은 장형만을 허용하는 점 등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 그 분포나 의미에서 어떤 차이가 더 있는지 몇 가지 점에서 비교해 보기로 한다.
① 부정의 영역
부정문에서는 부정의 영역이 어디까지 미치는가에 따라 의미 해석이 달라진다. 예문 (1)의 구조는 (2)와 같이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어 중의성을 갖는다.
(1) 공짜만 좋아하지 말아라.
(2) a. [공짜만 좋아하지] 말아라. - “(공짜도 좋아하되) 다른 것도 좋아해라”
b. [공짜만] 좋아하지 말아라. - “공짜만 제외하고 다른 것은 좋아해라 공짜만 싫어 해라”
그런데 이러한 중의성은 단형보다는 장형에서 더 두드러지는 면을 보인다. (3a)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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