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업체인 화우테크놀러지가 무리한 매출 목표를 감당하지 못한 후유증에 휩싸였다. 지난해 재고 자산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육박한 것은 물론 공장 신축 이전에 따른 생산 공백 탓에 최근 잇따른 계약 파기·연기로 부작용을 겪고 있다. 12일 화우테크놀러지(대표 유영호)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742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당초 밝혔던 지난해 매출 목표치인 1200억원과 비교하면 62% 정도로,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특히 과다한 매출 목표로 인해 재고가 급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우테크놀러지는 지난해 재고 자산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343억원에 달했다. 원자재를 제외한 제품 재고도 105억원을 넘어섰다. 화우테크놀러지 관계자는 “워낙 매출 규모 자체가 큰데다 칩 수요가 늘고 있어 미리 재고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일찍 발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재고 자산이 크게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종 업계 경쟁사인 대진디엠피나 서울반도체와 비교해 재고자산 비중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두 회사의 경우 매출 대비 각각 8%, 12%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승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화우테크놀러지는 매출 대비 재고 자산 규모가 지나쳐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수출 계약이 잇따라 파기되거나 연기되고 있는 것도 지난해 매출 불리기에 나서면서 무리하게 계약을 따낸 부작용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에 면적 4만2500여㎡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 올초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공장 이전으로 인한 생산 공백을 고려하지 않은 탓에 화우테크놀러지는 고객사와 계약 파기·연기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일 캐나다 ‘럭스티드’와 맺었던 26억8860만원 규모의 면광원 조명 공급계약이 파기됐고 지난 3월에도 이탈리아에 수출 계약을 연기했다. 이에 앞서 지난 연말에도 일본·미국의 공급 시기를 늦춘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한 부품 협력사 관계자는 “신사옥 이전이 한창이던 지난 석달동안 이 회사의 제품 주문이 전혀 없었다”며 “무리한 매출 목표에다 생산 공백을 감안하지 못해 화우테크놀러지가 슬럼프에 빠진 형국”이라고 전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 <표>화우테크놀러지 LED 조명 공급 계약 정정 날짜 정정내용 국가 상대회사 규모 4월2일 공급계약해지 캐나다 럭스티드 27억원 3월3일 공급일정연장 이태리 에너지라이트 37억원 12월31일 납품일정연기 일본 루미다스재팬 139억원 12월31일 공급일정연장 미국 매딕스 4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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