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운수좋은 날
. 현진건의 생애와 문학세계
《운수좋은 날》의 저자 현진건은 1920년 단편 `희생화(犧牲花)`를 개벽 지에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1921년 `빈처`, `술 권하는 사회`로 문명(文名)을 얻고, 1922년 백조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그는 이후 프로 문학의 전성기에 들어서 있던 1927년경부터는 창작 생활을 거의 중단하고 기자 생활에만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1936년에 일장기 말살 사건으로 일본 경찰에 구속되어 약 1년간 옥고를 겪었다.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있던 그는 베를린의 세계 올림픽 경기에서 월계관을 쓴 손기정의 사진을 게재하게 되었을 때 사진부 기자와 함께 투옥되었던 것이다. 관제엽서 2배쯤 크기의 손기정 사진을 게재하면서 사진부에선 가슴의 일장기를 문질러 태극기인지 일장기인지 분간 못하게 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1939년에는 흑치상지 를 신문에 연재하다가 내용이 사상적으로 불온하다는 이유로 중간되고 1943년에 병사했다. 해방되기 2년 전 애석하게 작고해 버린 것이다. 18세 때 결혼하여 단 하나 얻은 딸은 백조파의 시인이요, 소설가인 박종화씨 댁 맏며느리가 되었다.
그의 문학적 특징은 사실주의의 확립에 있다. 즉, 치밀하고 섬세한 사실주의적 묘사, 짜임새 있는 구성과 반전의 수법, `나`라는 고백적 시점의 사용, 현실에 대한 객관적 묘사 등을 통해 현대 한국 단편 소설의 특징은 단적으로 아이러니의 틀 속에 1920년대의 한국 사회의 한 전형을 창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러니는 그에게 있어서 현실을 경험하고 인식하는 미학적 구성 원리이며, 그의 언어는 현실과 사회에 밀착된 현장의 소리이다. 이러한 작품으로는 `빈처`, `운수 좋은 날`, `B 사감과 러브레터` 등이 있다. 명(明)과 암(暗), 정신 대 물질, 빈부의 대립 등 이원적 구성을 미적으로 소화하는 데 능하다. 그는 김동인, 염상섭과 함께 우리나라 근대 단편 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실주의 문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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