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시대 감상평
에릭 홉스봄 저, 김동택 옮김
. 들어가며
19세기의 世界史, 특히 유럽史를 그려낸다고 하는 것은 그 이루어진 일들과 대중적 사고(이념 및 정신문화)의 흐름, 그리고 여러 관계-즉, 국가와 국가, 혹은 민족간의, 보다 근본적으로는 계급간의 관계-의 형성 및 변화를 나타내는 史實의 엄청난 양으로 인해 무척 어려운 일이다. 나라別이나 예술사, 과학사, 더 복잡하게는 정치사나 경제사와 같이 주제별로 다루는 것은 그 방대한 출판물들이 보여 주듯이 상당히 진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역자의 말」에서 밝히는 바와 같이 이것들을 하나의 유럽史 나아가서 世界史로 묶어 通時的으로 고찰한 연구서들은 적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資本의 時代(The Age of Capital 1848∼1875)』는 뛰어난 필치로 19세기의 3 4분기를 그려낸 귀중한 연구서임을 알 수 있다. 비록 이 시기는 세계사에서 그렇게 드라마틱 하고 역동적인 시기는 아니었지만 다음 시기의 토대-모든 역사의 前後가 그렇듯이-가 되고 오늘날까지도 상당부분 그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 세계 자본주의 구조를 엄청난 ‘돈〔資本〕’의 힘으로 형성하고 있던 기간이었다.
E.J.Hobsbawm은 맞줄표(풀이표)를 거의 습관적으로 많이 사용하면서 책의 내용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적인 흐름을 흐트리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근거와 觀點들을 제시하려는 글쓴이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성의와 저자의 빛나는 필치가 어떻게 이 『資本의 時代』라는 책에 투영되었는가, 그리고 그에 반해 역사를 인식하는데 있어서 드러난 역사가의 편견과 역사가로서 분명한 자기 목소리가 결여된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고찰해 보도록 하겠다.
. 에릭 홉스봄의 생애와 사상
Ԩ세기의 위대한 역사가이자 마르크스주의자인 에릭 존 에른스트 홉스봄(Eric John Ernst Hobsbawm)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1917년에 태어났다. 본래 그의 조부는 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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