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조선소 5군데 IT관련 부서 직원들의 평균 근무연수는 11.5년. 이직률은 2% 미만이다. 한번 발을 들려놓으면 평생 직장이 되는 셈. 한 우물만 파는 동안 이들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고, 이미 전 세계적으로 능력은 인정받고 있다. 해외 조선소에서 IT부문 컨설팅을 의뢰해 오는 것만 봐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선두 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그리고 삼성중공업의 IT부서 핵심 인력들은 일본이나 중국 등 이웃나라의 러브콜 대상이다. 하지만 조선 기술 자체가 국정원에서 관리하는 특별 관리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에 인력을 빼가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해외 조선소로 이직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CAD 관련 전문 업체에서 스카우트해가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며, 더 이상 그러한 일이 없다는 암묵의 합의가 이뤄져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1, 2, 3위인데, 어디로 가겠습니까. 다른 곳을 옮겨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한 조선소 IT 직원의 말이다. 우리나라를 으쓱하게 만드는 조선IT에 몸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 이렇다 보니 신규 중소형 조선소들은 경험있는 전문 IT인력 수급에 목말라 있다. 선진적인 IT프로젝트를 수행해본 적이 있는 베테랑급 직원들을 데리고 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중견·소형 조선소는 대부분 외부 업체에 IT업무 전체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STX조선은 포스텍에 IT 관련 토털 아웃소싱을 하고 있으며, 성동조선해양도 일주지앤에스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형 조선소들은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을 하더라도 내부 인력 대비 비슷한 숫자로 구성하거나 혹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아웃소싱 업체의 인력까지 포함하면 국내 순수 조선 IT 인력은 1000여명이다. 이는 설계 관련 인력은 제외한 것이다. 정부는 조선IT의 전문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IT·조선융복합 인력양성센터를 선정해 지능형 선박과 전자항법시스템, 생산자동화 분야 등 조선IT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 23일에는 동명대가 인력양선센터로 선정됐다. 동명대는 26개 조선 관련 업체 및 한국해양수산연구원 등 5개 연구기관과 함께 부산지역 모든 대학의 졸업자와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하루 8시간씩 교육을 해 연간 100여명의 전문 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기고- 조선소 PLM 도입 가이드/서울대학교 김태완 교수 PLM은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는 제조업에 적용하도록 개발돼 왔다. 조선 산업은 설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발주가 일어나거나 생산이 진행되는 때가 많다. 또 선주 요구에 따라 맞춤형 선박을 만들어 주는 주문생산 방식을 취하고 있어 선박을 건조하는 프로세스가 각각 다르다. 프로세스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며 대량생산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조선소들이 PLM을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PLM의 주요 역할 중 BOM을 중심으로 설계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것은 당연히 조선 산업에서도 요구되는 것이다. 특히 생산영역 중심으로 구축된 ERP로 인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모두 손으로 입력해야 하는 업무가 설계에 가중됐는데, 이를 해소하는 데 PLM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증된 결과를 제시하기는 힘들지만 PLM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기간 시스템을 통합해 동일 정보의 입력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일관된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 △PLM을 통해 업무를 제공하고 실시하도록 해 업무의 누락을 최소화하는 것 △통합된 설계정보를 제공해 정보이용자에게 잘못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이다. 조선 산업에 PLM을 적용해 이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불규칙적인 프로세스를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100만개 이상의 대량 데이터를 동시에 접근할 수 있도록 PLM 솔루션을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현재의 PLM은 선박의 대량 데이터를 설계자가 원활하게 다루기에는 속도 면에서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특히 조선 산업에 맞는 BOM을 구축하고 활용하기 위해 조선에 특화된 통합 BOM의 데이터 구조와 목적에 맞도록 재구성되는 목적별 BOM의 생성기준을 결정해야 한다. 이런 사전작업이 반드시 완료돼야지만 조선 산업에서 PLM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taewa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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