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소설을 분류함에 있어서 전술한 바와 같이 중국을 배경으로 한 것과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것으로 나눌 수도 있지만, 남녀 주인공의 신분에 따라 귀족적 애정소설과 서민적 애정소설로 나눌 수도 있다. 고소설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있어서는 배경보다 주인공의 신분이 더 적합하므로, 여기서는 이 기준에 따라서 그것의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즉 여주인공이 양가의 규수라면 귀족적 애정소설, 기녀나 시녀이면 서민적 애정소설에 해당된다.
① 귀족적 애정소설
남녀주인공이 모두 귀족출신인 귀족적 애정소설로는 이생규장전 , 숙향전 , 숙영낭자전 , 홍백화전 , 권룡선전 , 양산백전 등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을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귀족적 애정소설은 모두가 남녀간의 열렬한 애정을 그리고 있으며, 남녀주인공은 모두 귀족이라는 점이다. 특히 여주인공은 무남독녀이거나 승상, 상서 등의 귀한 딸로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둘째, 사건전개에 있어서 대체로 비현실적이고 전기적(傳奇的)인 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산백전 에서 여주인공 영대가 애인 양산백의 무덤 앞에서 작문치제(作文致祭)하다가 무덤 속에 뛰어들어 죽었는데 태을진인(太乙眞人)의 도움으로 재생했다거나, 숙향전 이나 숙영낭자전 에서 도선술로 남녀주인공이 태어나고 기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거나, 숙향전 에서 물에 빠진 김전(金佺)을 거북이가 구해 주었다든지, 숙영낭자전 에서 자살한 숙영을 선약으로 재생시키는 일 등이 비현실적이고 전기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귀족적 애정소설은 대부분 그 지리적 배경을 중국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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