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 원자재값 상승률이 1년 전에 비해 무려 92.5%나 올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유가로 촉발된 물가 상승압력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물가당국은 물가의 고공행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확산될 우려가 크다.1·4분기 말 3.3%였던 인플레이션 지수가 2분기 말에는 4%를 넘어섰고, 지난달 개인서비스 물가지수가 4.8%까지 치솟은 데서도 각 경제주체들이 고물가에 편승해 덩달아 값을 높게 매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임금인상 요구로 이어질 경우다. 근로자들이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를 임금인상으로 보전하려 한다면 이는 물건값으로 전가돼 다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을 제1의 목표로 삼는 중앙은행으로서는 고물가 추세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더 높여 임금상승 압력으로 발전하는 제2차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임금 인상을 자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지만 현대차와 같은 대규모 사업장까지 동조할 것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의 경제상황은 ‘제2의 IMF사태’‘3차 오일쇼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물가 상승은 주로 치솟는 유가와 환율 때문이다.ˆ월 인도분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123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환율은 8일 2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0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기에다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가격은 한 달 전에 비해 1퍼센트 상승했는데 올 들어 계속 오르기만 하고 있다.
물론 한국은행도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때를 놓치면 금리를 인하해도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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