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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이슈]전기차 배터리 전쟁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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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분량 : 1 page 등록인 : etnews
문서뷰어 : 뷰어없음 등록/수정일 : 09.01.20 / 09.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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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이슈]전기차 배터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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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빅3의 몰락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주 LG화학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2015년까지 독점 공급한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이제 자동차 업계에서 전기로 바뀌는 패러다임 변화에 신속히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연간 7000만대 이상 쏟아지는 전 세계의 신형 자동차는 궁극적으로 전기모터의 힘에 의존해야 한다. 거대한 변화 속에 차세대 자동차의 배터리 기술이 핵심 키로 부상하고 있다. 20세기는 정교한 엔진을 만드는 나라가 자동차 선진국이었지만 21세기에는 더 세고 오래가며 안전한 배터리를 만드는 나라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일본은 니켈수소·한국은 리튬이온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배터리 전쟁은 일본의 오랜 독주에 한국이 급제동을 걸면서 한일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 자동차(HEV)는 약 70만대. 이 중 90%는 ‘니켈수소(Ni-MH)’전지를 채택하고 있다. 나머지 10%는 납축전지로 저가형 모델에만 일부 적용된다. 지난 1998년 도요타가 HEV 프리우스를 처음 상용화한 이래 관련 배터리시장은 니켈수소 전지가 석권해왔다. 당연히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미국·일본 기업이 관련 특허와 기술력을 독식하고 있다. 그만큼 후발업체가 도전하기에는 진입장벽도 높다.
 따라서 LG화학·SK에너지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HEV용 2차전지로 리튬이온 배터리에 초점을 맞췄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밀도와 출력전압도 여타 전지보다 훨씬 높다. 이런 장점 때문에 휴대폰, PDA, 내비게이션 등 소형 IT기기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휴대폰 산업의 발달에 힘입어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4분의 1을 장악했고 기술력도 세계 정상이다. 리튬이온계 전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도한 부하가 걸리면 쉽게 과열돼 불이 붙거나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가끔 노트북PC나 휴대폰 배터리가 폭발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사는 큰 타격을 입는다. HEV에 장착되는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는 보통 휴대폰 배터리의 200배, 노트북PC 배터리의 40배 용량을 갖춰야 한다.
 순수 전기차는 같은 덩치의 HEV보다 두 배는 더 큰 배터리 용량이 필요하다. 휴대폰 배터리 폭발이 수류탄 한 발이라면 차량용 배터리의 폭발사고는 이론적으로 탄약고가 통째로 날아가는 위력에 비할 수 있다.
 만약 친환경 자동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100만대 중 한 대라도 전기적 결함으로 폭발하거나 불이 나게 되면 완성차 제조사는 엄청난 소송에 휘말리게 된다. 자칫 기업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도요타가 신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프리우스 차량을 시험하던 도중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하면서 한때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LG화학이 뜻밖에도 GM의 엄격한 테스트과정을 뚫고 대규모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국제적으로 공인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HEV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은 상업적으로 우려할 수준은 넘어선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한다. LG화학이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존 액체형과 달리 리튬이온이 젤 형태로 축적돼 있어 안전성이 훨씬 뛰어나다. 무엇보다 차량용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온 일본기업의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50% 이상의 높은 출력과 에너지를 낼 수 있다. 경박단소화된 구조로 배터리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 HEV의 연비도 높아진다. 미국 디트로이트 오토 쇼에서 LG화학이 시보레 볼트용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발표한 릭 왜고너 GM 회장은 “GM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대한 프로젝트인만큼 철저한 테스트를 거쳐 신중하게 배터리 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GM이 2015년까지 판매할 시보레 볼트는 약 30만대로 LG화학의 배터리 매출은 2조원에 이를 추정된다. 이제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니켈수소 배터리, 일본의 오랜 독주는 끝나고 차량용 배터리 한일전의 서막이 올랐다.
◆차량용 배터리 시장의 최종 승자는 누구?
 기술 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우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래 차량용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단순한 기술적 우위로 쉽게 결정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니켈수소 배터리가 충분히 검증된 안전성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2010년대 후반까지 HEV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하이에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HEV 시장에서 연간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23억달러, 시장점유율은 니켈수소 배터리와 엇비슷할 것으로 추정했다.
 도요타는 앞으로도 가격과 안전성을 고려해서 HEV에 니켈수소 배터리를 꾸준히 장착할 계획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소재 수급문제도 한국 배터리기업의 기대와 달리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특정 배터리 기술에 올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셀당 제조원가는 니켈수소가 0.5달러인 반면에 리튬이온은 1.67달러였다. 리튬이온 쪽이 3배 이상 비싸다. 이 때문에 고급형 전기차 원가의 절반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차지한다. 또 세계 리튬 매장량의 70%가 칠레에 집중돼 향후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미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애플리케이션 종류가 늘어나면서 국제 리튬 가격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량은 휴대폰 배터리의 수백배나 된다.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본격 열리면 IT기기의 배터리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론 니켈수소 배터리도 전 세계 자동차를 친환경화하기에는 원재료의 매장량이 턱없이 모자란다. 2015년 최다 600만대에 이를 HEV 시장은 니켈수소, 리튬이온 배터리 양산라인을 풀 가동해야 겨우 대응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친환경 차량용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도 리튬이온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술적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원일 KIST 박사는 “기존 자동차도 용도별로 LPG, 가솔린, 디젤 등으로 구분되듯이 향후 미래차 배터리도 납축전지에서 리튬이온까지 다양한 종류가 공존할 것이다. 배터리 시장이 지금의 석유화학 시장에 버금갈 정도로 커질 시기에 대비해서 다양한 배터리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패권을 둘러싼 배터리 전쟁은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배일한·안석현기자 bailh@etnews.co.kr ahngija@etnews.co.kr
 
 △배터리 전쟁의 숨은 변수, 충전시간과 세수문제
 전문가들은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의외의 변수로 인해서 리튬이온, 니켈수소 배터리의 양강체제가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그것은 배터리의 숙명인 충전시간과 유류세 수입 감소 때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서 HEV나 전기차의 가장 큰 불편함은 긴 충전시간이다. 일반 자동차는 주유과정이 2∼3분이면 족하지만 전기차는 최고급 2차 전지에 급속 충전기를 사용해도 10분 정도의 충전시간은 불가피하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미국의 벤처기업 베터플레이스는 전기차를 재충전하는 대신 배터리를 통째로 교환하는 배터리 유통망을 확대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전기차가 적을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친환경 차량 수가 크게 늘어났을 때는 정부 눈치도 봐야 한다. 아무리 환경보호도 좋지만 막대한 세수 감소까지 반기는 정부는 없다. 기존 화석연료에서 들어오던 세수를 유지하지 못하면 친환경 자동차 보급의 꿈도 보이지 않은 시장의 저항을 받게 된다.
 기존 정유업체의 유통과 수익구조, 세금수입을 유지하면서 저렴하고 빠르게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법은 없을까. 유력한 대안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금속인 ‘아연’을 산화시켜 전류를 만드는 금속공기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원리는 이러하다. 금속공기전지의 원료인 아연을 좁쌀 같은 구슬형태로 만든 다음 기존 주유소를 통해서 전기차에 판매하는 것이다. 전기차를 운행하다가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면 가까운 주유소를 찾아가 연료주입구를 열고 아연구슬을 한 그릇 넣으면 곧바로 충전이 되는 방식이다.
 심지어 도요타는 지난해 6월 전지연구부를 신설하고 아연을 나노단위로 녹인 액체 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기존 석유탱크, 주입기를 그대로 활용해서 전기차에 액체배터리를 가득 충전할 수 있다. 정부는 아연구슬 또는 아연용액에 ‘차량용 전기세’를 합법적으로 매기고 가솔린을 판매하던 석유 유통망도 전기차 보급확대로 손해를 보지 않으니 친환경 자동차의 상용화는 한결 가까워진다. 물론 아연전지의 폐기물인 산화아연과 슬러지를 청소해야 하지만 장사만 되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사장은 “불편한 충전문제와 세수문제를 해결하는 배터리 기술이 나와야 친환경 차량이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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