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태양전지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국내 업계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 독일·일본이 일찌감치 진입장벽을 친 ‘결정형 실리콘’ 방식 대신 ‘박막형’에 집중한 신규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박막형이 대량생산에 유리하고 가격 폭등세를 보인 폴리실리콘 사용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태양전지 시장 주도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양전지 업체들은 차세대 기술로 부각된 박막형 기술 개발에 주력하거나 관련 설비를 확충하고 나섰다. 박막형 태양전지는 다량의 실리콘 웨이퍼를 이용한 실리콘결정형과 달리 LCD처럼 대형 기판에 박막 회로를 증착하는 방식이다. 넓은 면적에 대량의 전지를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어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최근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한 폴리실리콘 사용량을 100분의 1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관련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개발붐이 일기 시작한 차세대 분야라는 점도 큰 매력이다. 1세대 모델이라 할 수 있는 결정형 실리콘 방식은 현재 생산비중이 85%를 넘을 정도로 성숙한 기술이다. 이에 반해 박막형 기술은 이제 막 양산되기 시작할 정도로 기술장벽이 낮다. 1세대 제품 대비 광변환효율도 비교적 낮아 향후 경쟁력만 확보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알티전자(대표 김문영)는 관계사인 알티솔라를 통해 오는 2010년까지 130메가와트(㎿) 규모의 박막형 실리콘 태양전지 생산공장을 마련키로 했다. 현재 25㎿까지 설비구축을 마친 상태로 올 상반기 양산제품이 나올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한국철강(대표 장상돈)이 국내 최초로 박막형 태양전지(모델명 Getwatt)를 양산했다. 현재 충청북도 증평에 연 30㎿ 규모의 태양전지 공장을 가동 중이며 앞으로 이 분야에서 연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KPE(대표 정양원)는 현재 연 96㎿ 결정형 실리콘 방식의 태양전지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차세대 투자로 박막형 실리콘 설비도 고려중이다. 2013년 총 300㎿ 신규투자 단행시 설비 일부를 박막형 기술로 대체키로 했다. 현재 30㎿ 규모의 결정형 태양전지를 양산중인 미리넷솔라(대표 이상철)도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차원에서 박막형 실리콘 방식을 고려중이다. 한편, 화합물을 이용한 박막형 기술의 하나인 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도 삼성전자·LG마이크론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LG마이크론은 다음달 안산 연구소에 CIGS 방식의 태양전지 R&D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전용석 ETRI 태양광전환기술연구팀장은 “박막형이 결정형보다 LCD와 기술 근접성이 높다”며 “기술적으로 개선할 여지가 많지만 국내 산업계가 도전해볼만 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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