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구매 역량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구매전문가 양성 전략이 서로 달라 관심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중시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자체 프로그램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잘 파는 것만큼 잘 사는 게 중요하다’라는 판단 아래 LG인화원 내에 국제전문가 자격제도인 ‘국제공인구매공급전문가(CPSM)’ 과정을 운영중이다. 각 사업본부의 구매담당자들은 의무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게 하는 강제적 성격을 띠고 있다. 한국구매전문가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있는 유효한 국제공인구매관리사(CPM:Certified Purchasing Manager) 1400여 명 가운데 LG전자가 337명으로 가장 많다. 국제공인구매관리사란 미국공급관리자협회(ISM)가 구매부문 종사자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국제적인 구매전문가 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구매관리자의 전문성을 측정하는 표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LG전자는 구매부문 신입사원은 무조건 LG인화원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1월 구매 분야에서 글로벌 경험과 역량이 있는 토마스 린튼 CPO를 영입하는 등 구매의 글로벌화 및 구매 협력 관계 선진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LG전자에 비해 훨씬 적은 272명의 국제공인구매공급전문가가 있다. 국제공인구매전문가 양성을 강제하지 않고 있는 데다 내부 프로그램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각 사업부별 구매인력이 1000여 명 이상으로 이 가운데 80%를 사내 구매마스터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하고 있다. 국제공인자격증인 CPM 확보 차원이라기보다 ‘구매역량 등급제’를 통해 실무 구매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삼성만의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은 구매담당자들의 자율성을 보장해 CPM을 획득하려는 직원에 대해서는 자격증 취득시 제반 비용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자격증이 상징적인 부분도 있지만 구매 업무는 전략구매, 원가 분석, 해외 거래처와의 협상 등 실무가 중요한 만큼 내부 프로그램을 통한 전문가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PM 자격증을 가장 필요로 하는 소모성자재(MRO) 업계에서는 현재 아이마켓코리아가 55명, LG서브원이 58명을 보유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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