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한국 패널 업체의 지배력이 한층 확대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양산 경쟁을 벌여온 대만 패널 업체들의 실적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격차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매출액 기준 점유율에서 역대 처음 30%대를 넘어섰으며, LG디스플레이도 지난 9월 이후 석 달 연속 대형 LCD 패널 출하량 기준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한 덕분이다. 16일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양사를 합친 대형 LCD 패널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57.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양사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각각 23.2%와 20.5%로 둘을 합하면 43.7% 수준이었다. 불과 1년 만에 매출액 기준 점유율이 무려 14.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에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은 바닥 모를 실적 악화를 기록했다. 대만의 대표적인 LCD 패널 업체인 AUO는 1년 전 20%였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이 1년 만인 지난달 12%로 추락했다. CMO도 이 기간 14.4%에서 10.2%로 떨어졌다. 양사를 합치면 불과 1년 전만 해도 매출액 기준 점유율 34.4%였지만 지금은 22.2%로 급락, 한국 LCD 패널 업체들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대형 LCD 패널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도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은 지난달 거의 절반 수준인 49.9%를 기록했다. 역시 1년 전과 비교하면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대만 AUO는 20.6%에서 15.3%로, CMO는 13.7%에서 11.1%로 각각 떨어졌다. 최근 시황이 악화되자 세계 1, 2위인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시장 수요가 빠르게 둔화된 탓에 지난달 전 세계 LC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940대에 그쳤다. 출하량 감소에다 가격 급락세가 더해져 세계 LCD 패널 제조사의 총매출액도 38억달러에 불과해 지난 2005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대형 TV용 패널 매출 비중이 높았던 덕분에 매출액 기준으로 32.5%의 점유율을 달성, 확고 부동한 1위를 지켜냈다. 이제혁 디스플레이뱅크 이사는 “세계 LCD 패널 수요는 크게 위축되고 있으나 한국 패널 업체들의 점유율은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큰 이변이 없는 한 국내 업계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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