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머리말
아이리스 장이 쓴 난징대학살을 통해 접한 1930년대 동아시아의 격변기에 자행된 난징에서의 대학살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살상의 규모와 잔혹함의 수준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난징대학살을 알게되면서 가장 의문스러웠던 점은 왜 일본이 그렇게 잔인한 살생을 저질렀는가, 대규모 학살의 이면에는 어떤 요인들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얻은 의문사항들에 대해 서평이라는 형식을 통해 접근해보고자 한다.
인간이 행위를 하도록 하는 요인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내부적인 요인,즉 인간심리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 즉 사회 환경적인 요인이다. 따라서 난징에서 발생한 대규모학살사건에 있어서도 인간이 주체인 이상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자 한다면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의 두가지 측면에서 고찰해야 할 것이다. 우선은 객관적인 상황의 이해를 통해 그 이면에 담겨 있는 일본이 학살을 자행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적인 필연성을 점검하고자 한다. 학살 자체야 어떤 이유에서든지 정당화될 수 없지만 학살이 담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 예를 들어 당시 중국과의 미묘한 국제정치적 관계속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우월성의 과시등의 상황적인 의미를 발견하자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진행되고 있는 논의는 일본의 행동을 정당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러한 행위를 하게된 원인을 알자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짚고 넘어가려는 것은 당시 일본인의 의식 구조다. 누군가를 가장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아는 방법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 그 생각의 틀과 방식(사유 구조와 사유 방식), 그리고 그 생각의 궤적(사유방식의 역사)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김석근) 물론 의식 구조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단기간에 간단하게 변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1930년대에 일본이 난징대학살을 포함한 갖은 잔혹한 만행을 저지를때까지 역사를 통틀어 줄곧 잔악한 의식을 가져왔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당시 일본인의 의식구조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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