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플랫폼 역사상 최대 성공작이다.’ ‘아니다. 싸구려 물건을 파는 1000원샵에 불과하다.’ 올해 최고의 히트 IT 상품으로 꼽히는 애플의 3G 아이폰 성공의 일등공신이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다. 아이폰이 출시된 지 불과 4개월만에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은 1만건을 넘어섰고, 다운로드 건수도 3억건을 돌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앱스토어의 폭발적 성공 뒤에 말 못할 고민이 숨겨져 있다고 지적한다. 11일 포천은 ‘99센트 앱스토어의 고민’이라는 보도를 통해 그 속내를 들여다봤다. ◇99센트 앱, 앱스토어를 점령하다=포천은 개발자들의 참여가 자유롭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넘쳐나는 앱스토어가 IBM의 퍼스널컴퓨터 이후 최고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찬사와 함께 이제 사업 모델을 재검토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전했다. 최근 애플 제품 전문 사이트인 ‘애더블애플’에 게재된 앱스토어 현황을 살펴보면 무료 및 99센트짜리 애플리케이션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료 애플리케이션 판매 비중은 77%로 매우 높지만, 99센트짜리 애플리케이션이 앱스토어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무려 35%로 1위다. 가장 인기있는 분야인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의 평균 가격은 각각 2달러에 못 미쳤다. ◇개발자들, 품질보다 순위에 올인=문제는 싸구려 애플리케이션의 포화로 개발자들이 질높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의욕을 접는다는 데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아이폰 인기 애플리케이션인 퍼즐 게임 ‘프렌직(Frenzic)’과 마이크로블로그 ‘트위터’의 모바일 클라이언트인 ‘트위터리픽(Twitterrific)’을 개발한 ‘아이콘팩토리’의 크레이그 하켄베리는 얼마 전 스티브 잡스 애플 CEO에게 이와 관련한 공개 서한을 보냈다. 다운로드 건수를 기준으로 상위 100위 애플리케이션의 순위를 매기고 이것이 다시 다운로드 건수로 직결되는 현재 구조에서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편지의 골자이다. 하켄베리 프로그래머는 “고임금을 받는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들이 고비용을 투입해 장기간 개발한 프로그램이 앱스토어에서 비싼 가격에 팔려 성공을 거두기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 구조가 앱스토어의 진화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은 맥이 아니다=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블로거들과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견해가 교차하고 있다. 앱스토어가 게임 등 주로 가볍게 즐기는 애플리케이션을 선호하는 아이폰 사용자를 겨냥한 만큼 데스크톱 PC용 프로그램과는 기본적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앱스토어가 쓰레기상점이 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려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필 류와 존 캐서샌터는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으로 성공을 거둔 개발자들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면 오산”이라며 “앱스토어가 ‘1000원샵’이 되지 않기 위해 애플이 다운로드 건수가 아닌 매출액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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