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방송권역 소유규제가 완화되면서 케이블 업계에 다양한 합종연횡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말 케이블TV의 소유 규제 제한을 전체 77개 권역 중 5분의 1(15개 권역)에서 3분의 1(최대 25개 권역)로 완화하면서 물밑에서 움직이던 SO간 인수합병(M&A)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IP)TV라는 경쟁자 출현도 대형 SO들의 대형화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케이블업계 복수의 CEO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M&A에 대한 의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MSO들은 특히 내년 사업계획을 구상하면서 M&A를 주요 이슈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SO들이 매각을 염두에 두고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M&A에 대한 전략은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일단 시장에서는 기업 규모별로 대응법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에 SO의 소유 확대를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대형SO들은 방송사 추가 인수에 적극적이다. 규제완화 조치로 덩치를 키워서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티브로드(14개 권역 15개 SO)와 씨앤앰(15개 권역 15개 SO), CJ헬로비전(11개 권역 13개 SO) 등의 M&A에 대한 행보가 점쳐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각각 태광, CJ그룹의 계열사인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 등은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할 수 있다. 중견 SO들은 인수를 통한 메이저업체 도약이냐, 적당한 시점의 매각이냐를 판단해볼 시기다. 7개 권역에서 7개 SO를 운영중인 큐릭스는 내년에도 SO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몇개 지역만을 커버하던 군소 SO들은 M&A시장이 열리면 적당한 시점에 편승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매각을 통해 많게는 수천억원을 받는 것을 보아온 사업자들이라면 충분히 주판알을 튕겨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분명한 군소 SO들은 일부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가입자 수 유지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매각대금이 가입자수에 일정액을 곱한 선에서 결정돼왔던 만큼, 일시적 수신료 손실보다는 가입자 수 확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경기 상황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불황에서 인수에 드는 자금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사업을 인수하면 호황때보다 저가에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한편, 업계는 SO간의 M&A이외에 대형 통신사의 케이블 SO,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인수설도 부쩍 많아지고 있다. 콘텐츠 확보에 비상이 걸린 통신기반의 IPTV사업자들이 대형 PP를 인수해 일시에 주도권 확보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SO 인수를 통해 가입자 수를 늘리는 전략도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표. 주요 케이블 SO의 사업권 구분 내용 티브로드 14개권역 15 SO 씨앤앰 15개권역 15 SO CJ헬로비전 11개권역 13 SO CMB 9개권역 12 SO HCN 8개권역 11 SO 큐릭스 7개권역 7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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