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2 광역권 경제의 산업 기반으로 추진하고 있는 선도 프로젝트의 합의가 지난달 지자체 간 권역별로 이루어졌다. 이 내용은 당초 발표됐던 9·10 구상안에서 상당 부분 진전되고 달라졌다. 본지 12월 1일자 19면 참조 이는 지역별 산업 기반과 향후 기초경제의 기술적인 틀을 만들어낼 신성장동력형 과제들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공식 합의안 제출을 꺼리고 있다. 이와 함께 광역 경제권이 지자체 간 기존 전략산업의 또 다른 분배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이를 어떻게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지는 향후 지자체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광역단위의 인프라 특색에 기반을 둔 이들 선도 과제의 세부 면면과 비전을 풀어본다. ◇충청, 3년간 3700억원 투입 계획=충남·충북·대전시의 3개 시도가 내세운 ‘의약 바이오’와 ‘뉴 IT’는 대덕의 연구개발(R&D), 오송·오창단지의 바이오 및 반도체 산업 기반, 충남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및 중대형 제약업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의약 바이오’ 부문은 새로 구성할 ‘충청권 바이오 커넥트 사업단’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오는 2011년까지 970억원을 들여 글로벌 신약허브 구축에 나설 계획안을 내놨다. 이 허브의 핵심은 전임상과 임상, 대량 생산기술 연구개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목표는 글로벌 신약 1개, 개량 신약 2개, 기업 500개, 매출액 1조8000억원 달성이다. 또 차세대 바이오 소재 및 융·복합 의료기기 실용화 사업 부문에서는 천연물 소재, 라이프케어 소재, 융합의료기기 등에 향후 3년간 950억원의 예산 투입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의약 바이오’와 함께 양대 축으로 꼽은 ‘뉴IT’에서는 지난 2006년 설립한 충청 IT클러스터 사업단을 중심으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및 디스플레이 부품·소재·장비, 차세대 휴대장치 원천기술, 화합물 반도체 고주파 부품개발 등에 3년간 930억원, 차세대 태양전지 및 융·복합 산업 등에 9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3개 지자체가 합의했다. 이로써 세계 핵심기업 45개를 배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대경권, 그린에너지 메카로 육성=대경권 선도 산업은 당초 이동통신과 에너지에서 IT 융·복합 산업과 그린에너지로 바뀌었다. 대구경북은 이들 두 산업을 실천할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그린에너지산업밸리 구축, 첨단의료산업(메디트로닉스) 육성을 통한 수입 대체 및 수출 사업화 등 4개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그린에너지산업밸리 구축 프로젝트는 태양광과 풍력, 연료전지, 원자력 등 그린에너지 분야의 기술개발, 그린에너지산업화지원센터 구축 등을 통해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그린에너지산업밸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 외 그린에너지 분야에서는 차세대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 개발, LED 보급 등 차세대 에너지 효율화 인증, 표준화 사업 등을 담고 있다. IT 융·복합 산업 중 첨단의료산업 프로젝트는 지역 IT와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기반으로 고가의 의료장비를 국산화하고 장기적으로 수출 산업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실용로봇 모바일컨버전스 등 IT 융·복합 이노벨트 구축은 로봇용 엑추에이터 상용화기술, 산업 연계형 의료서비스로봇 실용기술 개발 등을 통해 로봇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구경북은 이번 선도 산업과 관련해 현재 세부 사업과 투자 예산, 추진 체계 수립 등을 진행 중이며 내년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동남권, 수송기계에 올인=동남권 선도 산업은 융합부품·소재와 수송기계다.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는 수송기계 세부 선도 프로젝트로 ‘그린카 오토밸리’와 ‘해양플랜트’, 융합부품·소재에서는 ‘기계 기반 융합부품·소재’를 추진하고 있다. 큰 틀에서 동남권 3개 시도는 수송기계 부문은 동남권 기존 기간산업의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융합부품·소재는 신성장동력 산업의 발굴 차원으로 접근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린카 오토밸리는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와 중소 부품기업을 아울러 전기자동차 등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육성할 계획이다. 해양플랜트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사와 조선기자재연구원, 대학 조선공학연구센터 등 산학연 협력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과제를 도출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기계 기반 융합부품·소재는 재료연구소, 부산 테크노파크(TP) 기계부품소재기술지원센터, 경남TP 메카트로닉스센터 등을 활용해 첨단 융합 기계부품·소재 산업을 새로 육성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호남 합의 여지 남겨둬=광주와 전남·북의 호남권 3개 지자체는 정부의 ‘5+2 광역경제권’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친환경부품소재사업 등의 세부계획안을 확정해 놓고 있다. 이 같은 안은 당초 정부의 선도 산업 예시안인 광소재 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으나 친환경 자동차부품·소재를 광소재 산업에 추가하는 등 산업 범위를 확대·조정하는 선에서 수정이 이뤄진 것이다. 호남권 3개 시·도가 마련한 수정된 계획안에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향후 3년간 총 700억원 가운데 63.6%에 해당되는 445억원을 집중 투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세부적으로는 그린에너지산업 허브구축에 267억원, 풍력·해양에너지 산업 클러스터 구축 178억원 등이다. 또 소재 산업을 적극 활용하게 될 친환경(첨단) 부품·소재 부문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및 해양·조선기자재산업 육성 95억원, 친환경·휴먼친화형 상용차·SUV 부품·소재산업 육성 160억원 등 총 255억원(전체 36.4%)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호남권 3개 시도가 광역경제권 구상의 재조정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계속 갈등을 빚으면서 광역경제권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향후 어떠한 합의점을 도출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복 및 예산 나눠 먹기는 지양해야=수도권은 금융·비즈니스·물류 등 지식 서비스 구상안을 정부가 제시했으나 세부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강원권과 제주권은 기존대로 의료·관광과 물산업, 관광레저를 각각 내세우고 있어 사업 추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업의 예산이 지역별 나눠 먹기식으로 배분되는데다 기존의 지자체 전략산업을 짜맞춰 광역단위로 엮어 배분한 모양새를 띠고 있어 시너지 창출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지역별 매칭펀드 지원예산 또한 분야별 나눠 먹기식 배분이 이뤄져서는 경쟁력 있는 산업 육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균형 발전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불가피성도 거론하고 있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올해 평균 200억원가량의 예산이 지원될 것”이라며 “사업 부문도 이달 내 특정테마 한두 개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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