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죽음을 읽고 (현진건)
현진건의 단편 소설 할머니의 죽음은 1920년대 시골을 배경으로 1인칭 관찰자 시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인간의 허위(虛僞) 의식 풍자라는 작가의 주제의식을 사실주의 경향으로 나타낸 소설이다.
소설의 등장인물 중 나는 작중 화자로의 역할을 하며, 실질적 주인공인 할머니는 죽음을 거부하는 허망한 몸짓으로 가족 간의 갈등 요인이 되는 인물이다. 그리고 중모(仲母)는 `효`를 수단으로 자신의 위치를 지나치게 드러내려 하기 때문에 다른 가족의 반감을 사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3월 그믐날 `나`는 시골 본가로부터 `조모주 병환 위독`이라는 전보를 받고 급히 시골로 내려간다.
곡성이 들릴 듯한 사립문을 들어서니 할머니의 병세는 이미 악화되어 있었다. 여든을 둘이나 넘은 할머니는 연로한 나이 탓에 작년 봄부터 기운이 쇠잔하여 가끔 가물가물했었다. 멀리 떠나 있는 친척들이 모두 모여 긴장된 며칠을 보내는 가운데 집안 내의 효부로 알려진 중모(仲母)는 할머니 곁에서 연일 밤을 세워 가며 할머니를 간호하고 빨리 기운을 회복하길 빌며 염불을 외운다.
그런데 이런 행동이 독실한 불교 신자인 할머니에게 인정받지 못하며 `나` 또한 `놀라운 효성을 부리는 게 도무지 우리 야단칠 밑천을 장만하는 게로구나.`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 와중에 할머니는 정신이 흐릿해져 자손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된다. 할머니가 겪는 고통과는 달리 빨리 끝장나기를 은근히 바라는 자손들은 직장으로 인해 무작정 눌러 있을 수도 없어 한의원을 불러 진맥을 시킨다. 오늘 내일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과는 달리 하루 하루가 무사히 지나자 양의(洋醫)에게 다시 진찰을 시킨다.
그러나 할머니의 병세는 호전되었고, 몇 주일은 염려 없다는 말에 안심한 자손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모두 떠나고 `나`도 할머니에게 곧 완쾌되실 거라고 위로하며 서울로 올라온다.
그러나 어느 화창한 봄날, 우이동 벚꽃놀이를 막 나가려는 때에 `오전 3시 조모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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