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읽고 (이청준)
이청준의 단편 소설이자 심리 소설인 줄은 장인 정신의 상실에 대한 아쉬움과 현대인 가치 상실 비판을 줄광대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액자 소설로써 일단 액자 밖 인물이자 주인공인 남기자(나)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신문기자이면서 좌절로 인해 소설 쓰기를 중단한 소설가로 줄광대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깨달음(현대인의 가치 상실에 대한)을 얻게 되는 인물이다.
액자 속 등장 인물로는 줄타기 한 길만을 걸어온 장인인 허노인과 허노인의 아들로써 줄광대로서의 길을 가다가 사랑에 실패하자 죽음을 선택하는 운이 등장한다.
소설의 개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일상에 묶여 무력하게 살아가던 `나(남기자)`는 `승천(昇天)한 줄광대`에 대한 기사를 취재하라는 부장의 지시에 따라 C읍으로 내려간다. 그 곳에서 `나`는 예전에는 서커스단에서 트럼펫을 불었으나 지금은 거의 폐인이 된 사나이로부터 줄광대 `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운`은 아버지 허 노인으로부터 줄타기를 배운다. 허 노인은 줄타기 한길만을 걸어온 장인(匠人)으로 아들에게 작은 허튼 재주도 용납하지 않는다. 허 노인의 소망대로 운은 마침내 장인의 경지에 오른다. 그런 어느 날, 자신의 공연을 꾸준히 관람한 한 여인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그 여인을 위하여 운은 줄타기 공연 중 평소에 하지 않던 기교를 부리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들이 허노인이 전수해준 장인 정신에 위배되는 것인 줄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금기를 어기는 것이다.
하지만 한 여인이 사랑한 것은 `운`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줄 타는 모습이라는 사실을 알고 줄 위에 올라 최후의 연기를 한 뒤 스스로 떨어져 죽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결국 자신이 어긴 금기에 대한 댓가와 장인 정신의 무너짐에 대한 속죄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2대에 걸친 줄광대의 삶과 `나(남기자)`의 생활을 지성의 눈으로 조명함으로써 삶의 진실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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