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한 데스크톱PC가 등장하면서 네할렘에 대한 컴퓨팅 업계의 관심이 고조됐다. 지난 2006년 7월 코어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적용한 ‘코어 2 듀오’ 프로세서가 출시됐을 때도 사용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당시 획기적으로 바뀐 코어 마이크로 아키텍처 기반의 ‘코어 2 듀오’는 새로운 작업부하와 사용모델에 필요한 탁월한 에너지 효율성과 컴퓨팅 기능을 동시에 제공, 열풍에 휩싸이게 했다. 네할렘 기반의 프로세서가 나오기까지 PC 시장은 2년 이상 ‘코어 2 프로세서’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인텔은 ‘코어 2 듀오’ 출시를 계기로 AMD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세계 최고의 CPU 기업으로 확실히 우위를 다지는 계기도 마련했다.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도 코어 2 듀오의 뒤를 이어 인텔의 우위를 유지함은 물론이고 PC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기술 웹사이트들은 일단 긍정적인 제품 리뷰 결과를 쏟아냈다. 아난드테크는 “코어 i7이 인텔 성공의 횃불에 지속적으로 불을 지폈다”고 언급했다. 로스트 서킷 웹 사이트도 ‘네할렘은 걸작’이라고 호평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달 18일 인텔의 코어 i7 발표와 동시에 이를 장착한 고성능 데스크톱PC ‘드림시스 E7’을 출시했다. 늑대와여우컴퓨터도 데스크톱 PC 신제품 ‘WF-I-920’을 지난달 말 잇따라 출시했다. 델코리아도 한국 시장에 데스크톱 PC ‘XPS 730’의 출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디지털헨지는 인텔이 네할렘과 함께 메인보드 칩세트의 세대교체를 표방하며 발표한 ‘X58’ 칩을 탑재한 ‘DX58SO’ 메인보드를 지난달 공식 출시했다. ‘DX58SO’는 LGA1366 규격 네할렘 마이크로 아키텍처 기반 코어 i7 프로세서 시리즈를 장착해 시스템을 꾸밀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올해 비디오·게임·음악 등 멀티미디어 시장을 타깃으로 세계 최고의 초고속 데스크톱 PC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 하지만 연내 변화를 몰고 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PC시장 1·2위 업체인 삼성전자·LG전자는 연내 코어 i7을 장착한 데스크톱PC를 선보일 계획이 아직 없다. 삼성·LG 등은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네할렘 특수 시점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지연될 것으로 예측된다. PC 기업들은 최고 999달러에 이르는 비싼 가격 탓에 제품 출시에 신중하다. 삼보의 드림시스 E7은 코어 i7의 가장 하위 제품인 2.66㎓ ‘i7 920’을 탑재하고도, 출시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한다. 코어 2 쿼드·코어 2 익스트림 등 기존 CPU를 장착한 고성능 데스크톱PC 가격이 100만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코어 i7 탑재 제품 구매는 소비자에게 부담스럽다. 게다가 세계 실물 경기가 최악이라는 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경기 침체로 데스크톱PC 시장에서 하이엔드급 제품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인텔도 당장 코어 i7의 대중화를 바라는 눈치는 아니다. 나빈 셰노이 인텔 부사장은 “대용량 멀티미디어 감상, 고성능 게임을 즐기는 특정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했다”며 하이엔드급 확산에 일단 선을 그었다. 인텔은 초기 시장 모델은 고급형 네할렘 제품에 초점을 둘 방침이다. 인텔은 내년 상반기 중 성능과 가격에서 균형을 맞춘 코어 i7의 후속 버전을 발표한다. 후속 버전에는 노트북PC용 CPU가 추가된다. PC 업계 전문가는 “네할렘 PC가 시장의 트렌드로 본격 자리 매김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 이후가 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테스크톱PC에 비해 성장세에 있는 노트북PC의 수요에 발맞춰 네할렘 시대의 도래도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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