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석 스트레인지 프룻
“화사한 남부의 목가적 풍경 속에 눈이 튀어나오고 입이 뒤틀려 (포플러 가지에 매달린 검은 몸뚱이) 달콤하고 청명한 목련 향기와 불현듯 코를 찌르는 살이 타는 냄새….” 에드가 앨런 포의 괴담 한 토막이 아니다. 로트레아몽의 잔혹시 구절도 아니다. 스트레인지 프룻 의 노랫말은 차라리 사건기자의 르포르타주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이 고문하고 목 매달달아 죽인 흑인의 주검을 “남부의 나무에 열린 괴상한 열매”로 비유한 이 노래는 미국현대사의 치부인 인종차별 폭력의 참상을 소름 끼치도록 세밀하게 묘사한다. 대중음악의 정서적 임계점을 넘어서는 날카로운 단어들의 충격파는 그러나 빌리 홀리데이의 나직한 목소리와 맞닿는 순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울림이 된다.
빌리 홀리데이의 스트레인지 프룻 은 인종차별에 최초로 현대적이고 직접적으로 저항한 음악이다. 이전에도 인종차별을 소재로 한 노래는 있었다. 루이 암스트롱이 부른 블랙 앤 블루 나 어빙 벌린이 만든 서퍼 타임 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곡은 앞선 전례들을 순진한 동요로 만들어버렸다. 스트레인지 프룻 은 감성이 아니라 각성에 부친 노래였다는 점에서 본질부터가 달랐다.
이 노래의 원작자는 뉴욕 브롱크스의 고등학교 교사였던 유대계 백인 애벌 미로폴이었다. 린치 현장의 기록사진에 충격을 받은 그는 1937년 루이스 앨런이란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그의 악보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 홀리데이다. 1939년 1월, 뉴욕 최초의 인종개방 클럽인 ‘카페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초연은 그 자리에서 이미 팝음악의 전설이 되었다. 홀리데이는 곧바로 이 노래를 녹음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논란을 두려워한 소속사 콜럼비아는 그의 제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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