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바리에떼
공화당 창당 무렵의 증권 파동, 워커힐 사건, 새나라자동차 사건, 파친코 사건 등 이른바 4대 의혹사건을 비롯해 미심쩍은 구석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박정희가 정말 부패하지 않았다는 것을 일단 믿어주자. 그런데 통치권이 곧 소유권일 경우에 통치자는 부패할 이유나 필요가 전혀 없다. 부패한 절대 군주를 본 일이 있는가 특히 유신 체제로 종신집권의 길을 열어놓은 뒤의 박정희는 부패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여기서 우리는 중세적 봉건적 개념인 (유사) 가산국가와 전형적으로 20세기적 현상인 (유사) 파시즘의 얄궂은 친화성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 친화성은 북한 체제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실상 유일사상 체제가 확립된 이후의 북한은 가산국가의 면모가 짙다. 그 체제는 19세기에 기원을 둔 마르크스주의에서 출발했지만 이내 봉건적 가산국가가 되었다. 결국 북한 체제와 박정희 체제는 그 외견상의 불화에도 불구하고 형제 관계였던 것이다. 황장엽의 진짜 주체사상에 조갑제가 열광하는 것도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 두 체제가 전형적인 국가주의 사회였다는 것도 자연스럽다. 국가주의는 정치적 보수주의의 극단적 형태다.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를 지낸 올리버 웬덜 홈스가 유창하게 일깨웠듯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은 우리가 동의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증오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옥죄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보안법은 최소한의 일반민주주의 원칙과도 양립할 수 없는 악법인데 이것은 민주공화국의 법질서 속에서 버젓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여론에 의해 용인되고 있다. 이것은 아직도 타인의 자유가 자신의 자유의 기반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시민들의 공동체가 한국 사회에 수립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수주의의 사회심리적 기반은 습관과 공포심이다. 이 습관과 공포심이 한국 현대사처럼 비틀린 맥락에 접합되면 보수주의의 모습도 특이해진다. 보수주의는 일반적으로 애국심과 결합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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