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의 비교
강 정 구(동국대학교 사회학과)
. 머리말
동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제국주의 지배를 강요당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하여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지아, 싱가폴,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이다. 필리핀의 경우 스페인의 지배를 무려 350년, 미국의 지배를 약 50년, 인도네시아의 경우 네덜란드의 지배를 80여 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의 경우 프랑스 지배를 100여 년, 말레시아, 미얀마 및 싱가폴의 경우 100여 년의 영국지배를 받았다. 또 2차세계대전이 종결되는 시점에서는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일본의 식민지배를 강요당해 왔다. 중국의 경우 영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열강과 일본의 半식민지배를 경험하였다.차세계대전이 끝나자 동아시아 각국에서 가장 큰 역사적 과제로 대두된 것이 친일파, 친 식민 부역자 등 민족반역자를 척결하고 식민잔재 구조를 청산하여 민족독립국가를 창건하는 것이었다. 이는 오랫동안 제국주의의 잔악한 식민통치를 겪어 온 동아시아 민족에게는 당위적인 민족사적 과제였고, 동아시아 인에 의한 동아시아 국가건설과 역사행로의 창출이라는 역사과정에 필연적인 전제였다. 그러나 이들의 민족독립국가 창건은 또다시 외세, 특히 자본주의세계체제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미국의 직·간접적인 개입에 의해 좌절되거나 왜곡되었다. 문제의 핵심은 동아시아 각국들의 내재적 역사동력은 이러한 민족사적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내적 역량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내재적 역사궤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외세의 개입으로 갖은 시련, 왜곡, 좌절로 점철되었다는 점이다.
이 글은 베트남전쟁과1) 한국전쟁의 역사사회학적인 비교연구로서 한국전쟁의 전쟁과정을 분석한 기존모델인 한국전쟁5단계설 모델을 베트남전쟁의 분석에 ‘이론의 유사증명’ 전략을 적용함으로써 2차세계대전 직후 미국이라는 외세가 해방공간이라는 역사전환기에 처한 베트남의 내재적 역사궤적을 얼마나 왜곡 및 강제 규정하였느냐를 파악하고 이해하고자 한다. 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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