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소설에 나타난 여성의 광기와 빅토리아 사회 오드리 부인의 비밀 을 중심으로 1)
김 일 영
I
1850년경부터 1870년경 사이 영국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사회 전반에 걸친 대 격변을 겪었다. 이 시기에 영국에서는 산업화가 가속화되었고, 대외적으로는 해외 식민지와 이에 따른 시장 개척이 활발히 일어나 땅을 매개로 경제의 중심에 섰던 전통 귀족(landed gentry)이 경제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신흥 자본가 계급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경제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국내적으로 일기 시작하는 두드러지는 변화는 민주주의의 확산이다. 소수 계층에게만 주어지던 참정권이 노동자 계층까지 확대되고 여성의 권리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혼법”(Divorce Act)의 제정으로 남편만이 제기할 수 있던 이혼 소송을 여성들도 할 수 있게 되어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던 대다수의 영국인들 사이에서 이는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회 제반 상황의 급속한 변화와 더불어 문학상에도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살인, 이중혼(bigamy), 간음과 같은 가정범죄를 소재로 소위 “선정 소설”(sensation novel)의 출현이 그것이다. 기껏해야 팜플렛이나 싸구려 종이에 적당히 인쇄된 소책자 형태로 가두에서 팔리던 선정적 이야기가 여성 독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정식 문학 작품의 면모를 갖추고 1860년대 경부터 책방과 순회문고에서 유통되기 시작하였으며, 그것도 1860년대 문학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을 차지할 정도로 그 세력이 확산되었던 것이다. 특히 흰옷 입은 여인 (The Woman in White)을 쓴 윌키 콜린즈(Wilkie Collins), 이스트 린 (East Lynn)의 저자 우드 여사(Mrs. Henry Wood)와 더불어 “선정소설”이란 문학 용어를 탄생시킨 브래든(M. E. Braddon)의 대표작 오드리 부인의 비밀 (Lady Audley’s Secret)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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