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권력구조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통제
김종서
배재대학교 법학과 전임강사
. 인권 보장과 권력구조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도합 10차례에 걸친 헌법의 제정, 개정이 있어 왔다. 1948년 7월 17일 최초의 헌법이 제정, 공포된 이래 9차례에 걸친 한국 헌법의 개정사에서 언제나 핵심적인 관심사는 권력구조의 문제였다. 9차례에 걸친 헌법 개정은 대통령중심제를 취할 것인가, 아니면 의원내각제를 택할 것인가, 대통령제를 취하면 대통령은 직선으로 선출할 것인가 아니면 간접선거에 의해 선출할 것인가, 대통령과 국회와 법원에는 각각 어느 정도의 권력을 부여하고 그 중 어느 것의 권한을 더 강화할 것인가 하는, 통치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그 까닭에 국민들에게 어떤 기본권을 어느 정도로 확실하게 보장할 것인가는 언제나 권력구조 논의에 밀려났고, 현행 헌법의 탄생과정 역시 예외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가라는 것이, 또 국가권력이라는 것이 결국은 사회 자체와 사회 구성원들, 즉 국민들의 생활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 헌정사에서 나타난 이와 같은 현상은 주객이 엄연히 전도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헌법을 둘러싼 논의의 핵심은 기본권을 가장 충실하고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권력구조(통치구조)를 택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기본권의 보장이 목적이라면 통치구조 여하는 엄연히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주제로 삼고 있는 권력구조 개편의 방향 모색에 있어서도 그 일차적인 전제가 인권의 보장에 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닌다.”는 헌법 제10조 후문의 규정은 바로 국가의 존립 자체가 인권의 보장에 기대고 있는 것임을 분명히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 제10조 후문의 정신이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서 기본적인 전제로 자리잡지 못한다면 어떤 형태의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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