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사만화의 서사적 특징
최인자 (인천교대)
. 만화에 대한 매체적 관심
이야기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걸어왔고 또 그 역사의 변화에 따라 부단히 변모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야기는 구조 안에 머무르기를 거부하는 ‘진행 중인 장르’라고 할 만하다. 특히 ‘매체’의 변화 과정을 통해 서사는 자신의 역사를 풍부하게 가꾸어 왔다. 신화, 민담, 전설이 음성 언어라는 매체를 활용하여 공동체의 가치를 보전하고자 했다면, 소설은 근대 활자 매체의 힘을 빌어 개인주의 이데올로기와 근대 시장의 논리를 그 형식과 내용에 담아 내고 있다. 이제 사이버 공간은 생산과 소비의 일방향적 단절을 해체함으로써 서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기존 서사론에서는 ‘서사’ 양식은 몸짓, 언어, 영상, 소리,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초매체적, 초역사적 표현체라는 점에 주목해 왔다. 모든 매체를 넘어 존재하는 의미 구성 문법으로서의 서사에 관심을 둔 것이다. 하지만 이렇듯, 매체의 변화가 서사의 기능과 본질, 그리고 그 구조가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할 때, 서사의 일반론은 매체의 특수성에 입각하여 다시 쓰여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모든 매체가 공유하는 서사적 일반성을 찾는 작업은 매체에 따라 분화되고 차이화되는 서사적 특수성을 밝히는 일과 함께 이루어질 때만이 역사적 구체태(具體態)에 접근할 수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 하에, 이 글은 시사만화를 중심으로 하여 만화적 서사가 지니고 있는 서사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만화적 서사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가들의 선행 연구 작업이 있었다. 베르거(Arthur Asa Berger)1)는 만화적 서사는 대중들의 일상적 삶에 가장 밀착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캐릭터, 서사 구조 등을 분석하였고, 국내에서도 김용략·김미림2) 등이 장편 서술 만화를 중심으로 하여 ‘서사 만화’의 특징을 분석하는가하면, 임청산3)은 만화에 있는 문학적 요소를 살펴보기도 하였다. 본고에서는 만화적 매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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