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정체성
내외적 동인과 사회 구성주의 이론을 중심으로
진시원
고려대학교
. 서론Ԩ세기 중반 이래 유럽에서는 주권국가의 해체와 초국가적 유럽의 형성을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통합의 추진과 발전은 공동의 물질적 이해관계 뿐만 아니라 공동의 문화적이고 정신적인 유산 즉, 정체성의 공유 또한 필요로 한다. 즉, 유럽통합과 같은 지역통합(regional integration)은 경제적인 물질관계와 군사적인 안전보장이라는 국가 간의 공동의 이해관계를 통해서도 추진되지만, 국민국가의 하부단위인 지방(local)과 국민국가 그리고 유럽전역 차원의 정체성의 통합과 균형 또한 필요로 하는 것이다.
기존 유럽통합연구의 문제점은 그 연구가 국민국가 간의 경제적인 물질관계나 군사적인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유럽통합이 추진되고 진척되는 데 있어서, 지방과 국민국가 그리고 유럽차원의 정체성이 수행하고 있는 무시될 수 없는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간과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크나 큰 결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유럽통합을 다루고 있는 기존의 문헌들 속에도, 유럽의 정체성에 대한 연구가 존재해 왔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의 한계점은 유럽의 정체성을 공통의 문화적, 종교적 분모를 가진 하나의 고정된 실재로서 인식한다는 점에서, 방법론상의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해보면, 기존의 연구는 유럽의 정체성을 그리스, 로마 그리고 기독교적인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공통분모를 통하여 설명하면서 마치 저 밖에 뚝 떨어져 있는 하나의 외재적이고 고정된 과거 지향적인 실체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정체성은 지리와 인종,언어 그리고 종교 같은 쉽게 변하지 않는 요소에 의해서도 규정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행위자간의 끊임없는 상호주관적인 교류에 의한 아이디어와 인식의 전환과 변화를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재정립되는 복잡한 존재론적 성향을 갖는다고 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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