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 문학의 원류 프란츠 카프카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내가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다. 그동안 나는 가족들을 부양하느라 하고 싶은 일도 포기했건만, 가족들은 벌레로 변신한 나를 기피하고 부끄럽게 여기며 내 활동을 통제한다. 가족들의 냉대와 탄압 속에서 마침내 나는 쓸쓸하게 죽어간다. 가족들은 나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고, 홀가분한 심정으로 피크닉을 떠난다.
.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이런 악몽을 소설로 형상화한 프란츠 카프카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카프카는 초현실적, 환상적 소재를 골라 몇 겹으로 소외된 현대인들의 절망, 좌절, 불안, 공포를 리얼하게 묘사한 20세기 최대의 소설가라 할 수 있어요. 그는 생전에는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인정받다가 사후 그의 친구인 막스 브로트(Max Brod, 표현주의 작가이다)에 의해 유고(遺稿)가 발표되면서 실존주의 문학의 원류로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지요.1)
프란츠 카프카 그럼, 카프카의 생애를 조금 들여다보기로 할까요
그는 1883년 체코슬로바키아(당시는 오스트리아헝거리 제국)의 수도 프라하에서 유태인 상인의 장남으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생활력이 강하고, 아집이 세고, 이해심이 부족한 편이었다고 해요. 반면에 어머니는 학구적인 가계 출신으로 선량하고 마음씨 고운 여성이었어요. 하지만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했기 때문에 카프카에게 큰 힘이 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카프카의 작품을 보면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유난히 많이 나타나고 있죠 그건 그가 평생 아버지에 대해서 큰 열등감을 품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프로이트식으로 말하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못 벗어났다고 봐야 하겠죠.
카프카는 독일어로 초, 중 교육을 마친 다음 프라하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학위를 받았어요. 이 시기에 그는 막스 브로트를 알게 되었고, 문학에 심취하여 창작을 시작했어요. 막스 브로트와의 친교는 운명적인 것이었어요. 그는 내성적이고 우울했던 카프카를 문단에 끌어들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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