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국토를 위한 공간정보산업.’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디지털화된 공간정보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특히 지능화된 디지털 국토와 공간정보사회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공간정보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공간정보산업이란 공간정보를 생산·관리·가공·유통·활용하거나 다른 정보기술과 융합해 시스템을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간정보자료를 구축하고 그 데이터를 가공한 뒤 사용자에게 최적화하는 단계로 구성된다. 자료 구축단계에서 측량을 거쳐 획득한 원시 공간정보는 디지털화돼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된다. 정보 가공단계로 유통된 원시 공간정보는 목적에 맞게 변환되고 타 정보와 연계돼 사용자에게 공급된다. 최종 사용자는 기업이나 정부가 제공한 정보에 실시간 위치정보 등을 부가하는 응용을 거쳐 맞춤화된 정보로 가공된다. 이런 정보유통 구조를 거쳐 공간정보산업 내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시장이 형성된다.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해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그 공간정보 가치사슬은 재구성을 통해 활용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공간정보생산·관리산업=공간정보의 가장 첫 단계는 원시공간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인프라로서 초기 구축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이 자체로는 가치가 낮다. 과거 수치지도, 측량자료 위주의 방법에서 현재는 항공사진 및 위성영상, 항공레이저측량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원격탐사(RS)와 GPS 기술 등의 발전으로 정확하고 품질 높은 공간정보 취득이 가능하다. 30년간 항공사진 측량, 원격탐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 범아엔지니어링, GIS 관련 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정보통신 등이 공간정보데이터를 발굴하는 대표적인 업체다. 아세아항측은 항공사진측량전문업체며 삼아항업 역시 항공사진을 촬영해 도화 및 수치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원시데이터 구축을 세분화하면 측지측량, 지적측량, 그리고 수로측량으로 나눌 수 있다. 측지측량은 지표면, 지하, 수중 및 공간의 일정한 점의 위치를 측정해 그 결과를 도면 및 수치로 표시하는 행위다. 지적측량은 토지를 지적공부에 등록하거나 지적공부에 등록된 경계점을 지상에 복원할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수로측량은 해양에 관한 수심·지자기·중력·지형·지질 등에 대한 측량과 해안선 및 이에 딸린 토지의 측량을 말한다. 이처럼 공간정보를 생산하는 산업은 세 가지였으나, 각 법이 규정하는 기술이나 방법, 사용장비, 전문인력 등이 유사해 향후 국토해양부는 자료 구축을 담당하는 기준체계를 일원화할 방침이다. 국내 자료구축 시장은 연간 1400억원 내외다.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에서 측량 관련 사업 발주량에 의해 시장 규모가 결정되는 한계시장이다. 최근 공간정보산업진흥법의 제정에 따라 정부가 관리하는 공간정보 데이터의 민간유통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있어 공간정보의 산업적 활용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간정보비즈니스산업=공간정보산업 내에서 형성되는 시장의 유형은 솔루션, 콘텐츠 등으로 세분이 가능하다. 솔루션 시장에서는 웹GIS, 모바일GIS, 3D·4D GIS 구현을 위해 DBMS, 엔진, 툴의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공간정보산업의 특성상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부문보다는 응용서비스 위주로 발달하고 있어 솔루션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3%에 불과하다. 3000억원 규모의 국내 공간정보솔루션 시장에서 외산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9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공간정보통신·지노시스템 등 국산 GIS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기업의 위상이 차츰 높아지고 있으며, 공공기관에서도 국산 GIS 시스템으로 윈백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시장의 핵심은 전자지도다. 500억원 규모의 내비게이션 전자지도 시장은 팅크웨어·앰앤소프트·시터스 3사가 90%를 석권하고 있다. SK에너지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출했으며 외국계 업체인 나브텍과 텔레아틀라스 등이 국내 시장 진입을 검토하고 있다. 포털서비스 업체인 야후코리아 등은 직접 전자지도를 제작하거나 타 콘텐츠와 통합해 제공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IPTV, DMB 등과 같은 새로운 매체를 수용해 항측자료와 위성영상 등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력 축적에 노력하고 있다.
◇공간정보응용서비스산업=서비스시장에서는 다양한 공간정보수요에 대응한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 공공서비스 시장은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공공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자료 구축에서 서비스 제공까지 수직 계열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도시행정, 건축행정, 토지관리, 시설물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공간정보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통계청은 통계정보와 공간정보를 연동해 지역 변화를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환경지리정보서비스를, 산림청은 산림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다. 파주시와 제주시, 평택시, 화성시, 창원시, 경산시 등은 얼마 전 시민에게 도시기본인프라 제공을 위한 지리정보시스템 구축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지리정보서비스를 제공해 시민이 안전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기업서비스 시장에서는 g비즈니스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다. 고객관계관리(CRM)와 GIS가 결합된 gCRM, 파트너관계관리시스템(PRM)과 GIS가 합성된 gPRM 등이 금융·유통·물류업계에 구축되고 있다. 한국공간정보통신이 구축한 KB 국민은행의 gCRM을 비롯해 외환은행, 우리은행, 하이트맥주 등이 도입, 개발을 진행 중이다. 개인서비스 시장은 유선 기반의 전자지도시장, 무선기반의 LBS, 텔레매틱스, ITS 시장과 USN 기반의 u시티 서비스 시장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LBS는 현재 개인 위주의 서비스에서 위치확인 기술의 고도화로 전자상거래, 교통, 환경, 의료 등과 결합된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텔레매틱스와 ITS는 요소기술과 서비스 기술이 유사해 상호보완적으로 성장할 예정이며 공간정보서비스 시장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u시티 서비스 모델과 관련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지만 도시정보유통법의 제정으로 u시티 구현을 위한 공간정보서비스의 개발과 가공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국가공간정보인프라(NSDI:National Spacial Data Infrastructure)=전자지도에 지형·건물·도로·지하시설물 등 모든 국토정보가 표준화돼 매핑된 것으로 사이버 국토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선진일류국가 실현을 위한 192개 국정과제 중 하나다. 국가공간정보는 산업·행정·교육·문화 등 모든 영역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다. 이런 공간정보를 매개로 제조업과 IT산업을 융합하면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NSDI는 광의적인 의미로, 물류·교통·환경·자원개발 등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국민의 삶과 일터, 쉼터에 대한 다양한 공간정보를 제공한다. 상가·공장 등의 입지분석을 통해 일자리 정보, 창업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으며 공간정보를 콘텐츠로 하는 소자본 창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또 국토, 환경, 방재관리 업무 효율화 등으로 ‘개발과 환경의 공존’을 위한 과학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태풍, 홍수, 산불, 지진 등 재난재해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공항·항만·도로·철도 등 SOC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선진국은 이미 국가공간정보인프라(NSDI)를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94년부터 연방지리정보위원회(FGDC)에서 공간정보 표준화, DB구축, 산업육성 등을 적극 추진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역시 95년부터 공공위주로 GIS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산업과의 연계발전, 전문기업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허정윤기자 jy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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