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30원 가까이 폭등하면서 키코 사태로 한계에 이른 중소기업의 비명이 극에 달했다. 최근 며칠간 기획재정부는 경제부처 합동으로 중소기업의 정책 자금 상환 유예 및 상환 기간 연장 대책을 내놓았고, 국세청은 신성장동력 기업에 세무조사를 면제해주겠다는 초강수를 내놓았지만 벼랑 끝에 선 중소기업에는 ‘딴 나라’ 얘기다. 정부의 중소기업 관련 정책과 처방이 방향성을 잃고 휘청이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중소기업은 정부 시책이나 규제 개혁, 금융 조치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정부는 최근 향후 10∼20년의 국가 먹거리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야심차게 신성장동력을 발표했지만, 큰 줄기에서 중소기업이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다. 90조원 이상의 총투자 규모가 말해주듯 대기업 중심의 자금 여력이나 투자 대비 효과, 사업화 가능 현 기술 수준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이 짜여졌다. 공무원조차 “중소기업에는 하도급으로라도 사업 기회가 돌아가지 않겠냐”고 한 것이 현 시점에서 중소기업을 보는 정부의 눈높이다. 새 정부 출범 뒤 디스플레이·반도체·자동차·조선·융합IT·발광다이오드(LED) 등 세부 업종별 발전 전략과 육성 방침이 대부분 나왔지만, 중소기업 육성과 지원에만 집중된 변변한 계획 또는 방안이 전혀 발표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한다. 재정 정책에서도 연초부터 ‘거시 목표’에 몰입돼 환율과 수출 정책이 그야말로 엇박자였다. 지난 2006∼2007년 달러화 가치가 추락하고 수출이 위협받자 기업들에 키코 가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던 재정 당국이 올해 들어 물가 위협 등을 이유로 고환율 정책을 밀어붙인 것이 지금의 키코 사태를 키운 핵심 원인이기도 하다. 정부가 이처럼 헛다리를 짚고 있는 동안 산하 관련 기관도 허둥대기만 할 뿐 똑부러진 답을 못 내렸다.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키코 피해기업 간담회’는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 은행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수출보험공사 등 공기관을 향한 중소기업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하나같이 중소기업을 위하고, 지원한다던 기관들이 아예 자취를 감춘 듯한 양상”이라며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문을 두드리면, ‘정확한 계획이 안 잡혔다’는 공허한 답만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여당인 한나라당도 험악해진 여론을 의식하면서도 장막 뒤에 가려진 엄청난 연쇄 파장에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김기현 한나라당 제4정조위원장은 “정부 내부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키코 피해기업 지원이 금융질서 전체에 좋은 영향을 줄지 논란이 일고 있다”며 한발 빼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현 중소기업 위기와 관련 전문가들은 “산업·경제의 풀뿌리를 다 죽여놓은 채 내년 하반기 경제회복 국면 진입이라는 목표는 어불성설”이라고 진단했다. 이진호·김준배기자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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