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에 빼놓을 수 없는 화두가 글로벌화다.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동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 ‘글로벌화’라는 타이틀로 역량을 확대하는가 하면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향후 5년간 세계시장 변화는 과거 5년보다 더 급격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제 경쟁과 유관산업의 통합(컨버전스) 등이 변화 핵심이 된다는 것. 이 때문에 이제 내수만으로는 힘든 시기인만큼 글로벌화를 가장 중요한 방향으로 잡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중국시장의 집중적인 진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컨버전스 기술 발달과 함께 기존 시장의 방어에만 머물러서는 성장이 불가능한 시대인만큼 새로운 역량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 확보, 이에 따른 기업 시스템 구축, 기업 문화 변화 등이 필요하다. 특히 인재 개발과 평가보상 시스템 구축이 가장 절실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검토 중이거나 추진 중인 신규 사업과 서비스 등 모든 사업의 방향을 글로벌화에 초점을 뒀다. 이동전화사업은 국내 시장의 포화로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고, 콘텐츠나 컨버전스 사업도 국내시장의 규모는 한계가 있다는 게 SKT의 판단이다.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플랫폼과 서비스를 갖춘 SKT의 능력을 큰 무대에서 검증받아 보겠다는 복안도 있다. SKT 측은 “단순히 특정 사업자의 해외진출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앞선 이동통신 서비스와 기술을 해외에 이전, 연관 산업의 동반진출을 이루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이동통신 산업 발전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접근 차원의 글로벌화와 더불어 조직 내부의 글로벌화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다국적 제약회사인 파이저에서 동북아 지역 대표를 맡았던 더모트 보든을 부사장으로 영입,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자리를 맡겼다. 또 올 초에는 IBM에서 20년간 근무했던 토머스 린턴을 최고구매책임자(CPO)로 불러들인 데 이어 3월에는 HP 미주 지역 부사장인 디디에 셰네보를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SCO)로 앉혔다. 최근에는 CGTMO(최고 Go-To-Market 책임자)를 신설하고 외국인 부사장을 추가로 영입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 문화를 추진하기 위한 LG전자의 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내 문화도 글로벌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회사 규정과 업무 시스템을 영어로 바꿨다. 말 그대로 ‘영어 공용화’가 실시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사업추진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사무소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글로벌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오프쇼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해외 기업은 미국, 유럽은 물론이고 인도,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 오프쇼어 서비스 사업을 수행하는 글로벌딜리버리 조직을 세우고 글로벌딜리버리센터를 거쳐 서비스를 진행한다. 액센츄어는 세계 33개 도시에 위치한 GDC에 5만여명이 근무하며 IBM은 24개국 33개 GDC에서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HP 역시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서비스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딜리버리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정인석 액센츄어 상무는 “일반적인 방법론과 산업별로 특화된 방법론을 적절히 조합, 글로벌딜리버리 조직을 거쳐 전 세계 고객에게 높은 수준의 품질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국내 기업에는 아직 이러한 서비스가 보편화돼 있지 않지만 미국이나 유럽 고객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계약 당시부터 이러한 서비스를 요구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같은 형태의 글로벌화는 국내 기업에도 빠른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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