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소설의 유형 개화기에 생산된 소설이 그 형식에 있어서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신소설 일변도로 문학사에서 논함은 부당하다. 이는 우리의 근대문학을 식민지사관과 연결된 것으로 파악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개화기 소설을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시기에 실재했던 소설의 제반 현상을 고찰하고, 소설의 여러 유형을 나누어 그 존재 양상과 상호관계를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본고에서는 개화기 소설의 유형을 한문소설, 역사전기, 몽유록계소설, 신소설, 토론체 소설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가. 한문소설 개화기에 나온 한문 소설로는 일념홍 , 용함옥 , 여영웅 , 신단공안 , 잠상태 . 몽견제갈량 , 을지문덕 등이 있다. 이들 작품 중 일념홍 , 몽견제갈량 , 신단공안 3편만 검토하여 개화기 한문소설의 일반적인 특징을 알아보기로 하겠다.1) 一捻紅 표제·문장·작가의 해설적 서언의 잔존, 회장체의 형식, 그리고 玉樓夢 과 유사한 서사구조 등에서 舊小說적 요소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다만 약간의 변화가 있다면 그것은 당대, 즉 구한말을 작품의 시간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사회 비판적 요소가 가미된 腐敗官僚에 대한 비판과 남녀평등, 實業振興 등 근대적 의식이 나타난다는 점일 것이다. 따라서 一捻紅 은 구소설과 신소설의 중간형태의 소설이라 할 수 있으며, 그 발표일자가 1906년 1월∼2월이라는 점에서 동년 7월에 連載되기 시작한 血의 淚 에 선행적 영향을 준 작품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2) 夢見諸葛亮 의 경우는 回章體小說인데, 주인공의 일생을 서사구조로 하지 않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몽유록계 소설이며, 사건이 배제되어 있어서 소설이라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는 작품이다. 꿈과 토론을 골격으로 한 이 작품은 유교적 제갈량적 충성 및 국가관을 비판하고 있어서, 마치 작가의 현실인식과 사상을 문학의 형식을 빌어서 드러낸 작품 같다.3) 神斷公案 神斷公案 의 경우도 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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