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 최근 일본경제 회복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잃어버린 10년`을 지나 이제 `잃어버린 20년`에 접어들었다는 등의 비관론이 난무하던 일본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요새는 우리 경제의 침체를 두고 일본 상황과 비슷하다 아니다 라는 실랑이가 곧잘 벌어지고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우리 경제가 10여년의 불황을 거뜬히 버티어낸 일본경제만큼만 되어도 좋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우리의 경쟁국이요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한 이웃나라 일본의 경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일본에서 거품경제가 형성되던 1990년대 초까지도 우리는‘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일본을 배워야 한다는 논리 일색이었다. 엔고를 극복한 일본경제만 보았지 거품을 만들고 있는 일본경제는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거품경제가 소멸되는 90년대 중반 이후에 우리는 일본경제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했다. 막대한 부실채권과 재정적자 그리고 IT후진국, 급기야는 개혁에 뒤쳐지는 정치·기업 시스템에 대한 과소평가도 잊질 않았다. 일본경제를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본 배경에는 부실채권 정리와 경제 시스템 개혁에 시달리고 있었던 일본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는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재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다. 또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는 세계경제 패러다임에서 향후 상당기간 미국이 산업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추측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기업들이 90년대 내내 과잉채무, 과잉고용, 과잉설비와 싸우면서도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기에 게을리 했던 것이다. 기술개발과 신제품 창출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그 동안 일본기업들은 한국의 약진과 개혁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방식대로 미래를 꾸준히 준비했고 그것이 지금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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